중국 증시가 과열 경계론과 함께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춤대고 있다.

해외펀드 투자자금이 여전히 중국과 베트남에 집중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에선 신흥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과 일본,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들이 관측되고 있다.

비과세 정책 등으로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어디에 투자를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국 증시가 지난달 말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중국 지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낮아졌다.

펀드평가 전문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62.24%의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던 중국 지역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2%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도 28.43%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선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30% 가까이 뛰어 올랐던 MSCI 지수 기준 이머징 아시아 증시가 올들어 2.3% 하락하면서 중국외 다른 아시아 지역의 펀드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증시와 함께 과열 논란을 빚었던 인도 지역 주식형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5%에 달했지만 최근 3개월 동안은 9%, 연초 이후로는 3%에 불과하다.

대만과 인도네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올들어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지역의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크게 낮아진 상태.

반면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펀드들은 선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월 한달간 이머징 아시아 증시가 하락하는 동안 북미와 유럽 증시는 각각 1.57%와 0.39% 상승했다.

이탈리아(2.36%)와 스페인(3.86%), 독일(3.50%) 등을 중심으로 유럽 펀드들 역시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글로벌 이머징 마켓 펀드와 아시아 태평양(일본제외)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1%도 채 안됐지만 유럽 이머징마켓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3%를 기록했다.

이 밖에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연초 이후 1.87%를 기록했고 일본 역시 2.33%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일본 주식형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이 16.57%,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6.15%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 수익률은 꽤 괜찮은 편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계웅 펀드리서치 팀장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유럽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 등에서 펀드 투자자들도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시장으로 투자자금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2005~2006년 저금리를 통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세계 경기가 올라가면서 증시도 상승 흐름을 탔지만 이같은 흐름이 계속될 수는 없다"면서 "아시아 신흥 증시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지역들에 선별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