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더 많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며 네트워크를 더 확대하는 것이 임무라고 봅니다.

" 한·미우호 증진을 위한 대표적 비영리 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에번스 리비어 신임 회장(사진)은 자신의 임무를 이처럼 명쾌하게 정리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창립 50주년을 맞는 만큼 반세기간의 경험을 거울로 삼아 더 많은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포부였다.

따지고 보면 리비어 회장만큼 한국을 잘 아는 사람도 드물다.

미 국무부에서 35년 동안 근무하면서 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업무를 담당했다.

2000년부터 2003년까지는 주한 미 부대사로 서울에서 근무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8년부터 2000년에는 국무부의 대북협상팀 부팀장으로 일한 손꼽히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리비어 회장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세 가지 채널이 필요하다"며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틀은 6자회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렵고 복잡한 회담이긴 하지만 6개 참가국이 이해와 신뢰를 갖고 성실하게 임하면 좋은 결실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그는 이와 함께 "지난번 베를린 회담처럼 북·미 간 직접대화를 병행하는 것과 정책결정권을 가진 북·미 고위층 간에 수시로 의사를 교환할 수 있는 고위 채널을 확보하고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달 열릴 6자회담 전망이 다소 밝아졌다"며 "BDA(방코델타아시아)와 관련된 대화도 진행되는 만큼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다섯 가지 키워드로 외교(diplomacy)와 유연성(flexibility),단결(solidarity),약속 이행(commitment),인내(patience)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곱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는 리비어 회장은 "북한 사람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돈 버는 데 열심"이라며 "북한엔 지금 경제적 변화와 개혁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만큼 타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한국 농민들의 반대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멕시코 등의 경우에서 보듯이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용산기지 이전문제 합의,6자회담의 공동보조 등을 감안하면 한·미관계는 아주 우호적"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리비어 회장은 2005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그후 외교협회(CFR)에서 수석연구위원으로 일했다.

부인이 한국인이며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하다.

다음 달 3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창립 5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방한할 예정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