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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로 무역규모 5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1964년 수출 1억 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수출의 날'을 제정한지 불과 40년 만에 이룬 성과다.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소기업은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대기업 위주의 압축성장은 중소기업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전자 등 대규모 조립산업 분야에서 세계 유수의 대기업을 갖게 된 것은 하도급 생산체제에서 중소기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지만 정작 그 과실의 대부분이 대기업 몫으로 돌아간 게 사실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에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잘 나가는'대기업이 꼭 필요하다.

이와 함께'작지만 강한'중소기업들이 동반성장해야 우리 경제의 하부구조가 튼튼해진다.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약 300만개에 이르는 기업중 중 290여만 개가 중소기업이다.

99%가 넘는 수치다.

중소기업의 역할은 고용에서도 두드러진다.

전체 기업 종업원 수 1100만 명 가운데 약 970만 명이 중소기업에 종사한다.

이처럼 한국경제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중소 기업들의 역할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내놓은'중소기업 위상지표'는 이를 더욱 여실히 알 수 있다.

중소기업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우리경제에 기여한 내용을 살펴보면,고용의 경우 중소기업이 154만 여명이 증가했고 대기업은 34만여 명이 감소했다.

이는 산업 구조조정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준다.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도 중소기업은 5년간 51조원을 창출한 반면 대기업은 48조원에 그쳤다.

부가가치 기여율로 따지면 중소기업이 51.6%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 들어 국제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첨단 기술력과 품질,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중소기업들은 열악한 경영자원과 낮은 수익성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과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뼈를 깍는 노력과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정부는 기술력을 갖춘 혁신형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사업 활성화 등 상생협력의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자생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금융·인력·판로를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1만건이 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밀착행정이다.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목표시장을 명확히 정하고 역량을 집중해야한다.

틈새 시장위주로 사업을 펼치는 중소기업의 블루오션은 세계화다.

독보적인 기술력같은 핵심 역량만 확보된다면 세계 시장은 넘기 어려운 상대가 아니다.

시장의 변화를 앞서가는 혁신적 활동과 성과지향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소기업의 핵심적인 생존전략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제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역 1조 달러,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당겨 이루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많아져야 한다.

이들이 더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서플라이어'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벌어든인 돈을 재투자하고,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한국경제는'세계 산업 4강,무역 8강'에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