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일본 최대의 정유업체 신일본석유와 상호지분 매입을 포함해 비용절감, 해외자원 공동개발 등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提携)를 맺었다는 소식이다. 국적이 다른 정유업체간 협력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있는 국제 석유산업,점증하는 자원민족주의 등을 감안할 때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사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정유업체들의 독과점 체제는 공고화되고 있고,중동 남미에 이어 중국 러시아 등이 자원민족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 에너지를 의존하고 있는 비슷한 처지의 한·일 양국 기업들이 서로 협력할 경우 중복투자를 피하고 자원개발의 리스크를 줄이는 등 상호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 고유가 추세가 한풀 꺾였다고 방심하기 보다는 이럴 때일 수록 국경을 넘어 협력을 강화하고 자원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솔직히 국제유가는 여전히 불안하기만하다. 중동정세 기후변수 등이 언제 흐름을 뒤집어 놓을지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에너지 위기, 원자재난 등을 전제로 꾸준히 대비하고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정부 역시 해외 자원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잘하는 일이다. 산업자원부와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올해 해외 자원개발 융자규모가 해외 유전개발은 73.6%, 해외 광물자원 개발은 35.5%, 국내 대륙붕 개발은 24.4% 각각 증가했고, 유전개발 투자도 작년의 1645억원에서 3547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생각하면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이보다 더 확대돼야 한다. 최근 정부가 환율안정 차원에서 해외투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단순히 달러를 밖으로 밀어내기 위한 목적이어서는 곤란하다. 기왕이면 국내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미래와 연관된 해외투자가 더 바람직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바로 그런 점에서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다.

에너지 및 자원분야는 국가 안보, 산업의 인프라, 그리고 그 자체가 차세대 성장산업인 복합적 성격을 갖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파트너십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맞물릴 때 비로소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