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미국 업체들의 과거 전철을 밟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매트 알렌 디트로이트 시장 공보비서는 12일(현지시간) 다운타운에 있는 시청사 11층에서 기자와 만나 "언론매체를 통해 최근의 현대차 노사 분규 사태를 전해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알렌 비서는 초강경 노선을 걷던 미국 자동차 노조도 '빅3'의 경영난 여파로 최근 강경 투쟁 노선에서 벗어나 유연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엔 노조가 보다 많은 복지 혜택을 보장받는 데 매달렸지만 최근 들어 고용 유지가 노조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빅3'의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공장 폐쇄와 인원 감축이 잇따르고 있어 노조 입장에서도 예전같이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알렌 비서는 "공장이 문을 닫으면 결국 근로자는 해고돼 손해가 노조에 돌아오게 돼 있다"며 "이런 여건 속에서 파업 등 노사 분규가 발생하면 회사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든다는 사실을 노조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조도 더 이상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예전과 같은 고임금과 많은 혜택을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직업을 잃지 않기 위해 오히려 유연한 협상 태도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인력은행(Jobs Bank) 등 불합리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렌 비서는 "퇴직해도 평생 연금을 받는 인력은행 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조만간 노사 협상 테이블에 안건으로 올라 조정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노사 문제에 관한 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그는 "절대 개입하지 않으며 개입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장이 계속 유지돼야 지역경제도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세제 혜택과 신규 공장 유치를 위한 부지 매입 지원 등 기업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일본과 한국차를 비롯한 외국계 자동차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졌다고 소개했다.

알렌 비서는 "1980년대 초만 해도 디트로이트 지역에서는 일본차에 대한 거부감이 많아 과격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업체들도 미국에서 투자해 설립한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한다"며 "국적에 관계없이 일자리를 창출하면 최고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