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고 건(高 建) 전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전북 정치권이 혼돈 양상에 빠졌다.

대체로 고 건 대안론에 지지를 보였던 도내 일부 정치권과 관련 단체들은 갑작스런 그의 불출마 소식에 허탈해 하면서 앞으로 전개될 정치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고 전 총리의 불출마로 가장 타격을 받을 곳은 그동안 고건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을 주장해 왔던 민주당 비상대책위(비대위)로 볼 수 있다.

고 건 대안론을 일찍부터 강조해온 정균환 전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친 이들은 이날 고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구심점이 사라진 데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초 이날 예정된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고 전총리의 불출마로 인한 파장과 향후 행보 등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민회와 미래와 경제, 전북희망연대 등 고 건 전 총리의 외곽 지지세력으로 알려진 4-5개의 단체들도 당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고 건 대안론을 내세우며 혈연과 학연, 지연 등을 연계로 세 결집을 해 왔으나 그의 불출마로 이같은 명분이 사라짐에 따라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그동안 '통합신당'에 지지를 보였던 도내 출신 일부 국회의원들의 입지 약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여 도내 정치권은 한마디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복잡한 양상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한 정치인은 "그동안 전북권에서는 상당히 (대권의) 최고 대안으로 간주돼 온 고 전 총리가 갑자기 사라짐으로써 그가 빠짐에 따른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향후 풍향에 따라 대규모의 이합집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임 청 기자 lc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