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내주부터 파업] 성과금 50% 때문에 파업 초강수…왜?
현대차 일반 노조원들과 현장 노동조직들은 "노조 집행부가 납품비리로 도덕적 상처를 입고 불명예 퇴진을 앞둔 상황에서 성과급과 관련한 노사갈등을 파업정국으로 몰아가는 것은 재기와 반전을 노리려는 국면전환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 노조집행부의 이런 전략을 잘 알고 있는 현장 노동조직도 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의 강경 카드에 비토를 걸지 못하고 사실상 만장일치로 손을 들어준 것은 이 같은 전략에 노골적으로 반발할 경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어용 노동조직이란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일 노조의 서울 본사 상경투쟁 때만해도 예상보다 적은 1500여명의 노조원들이 참여했을 정도로 현대차 노조 내 상당수의 현장조직들이 참여를 기피했다.
노조집행부가 전개하는 성과급 투쟁이 다가올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현 위원장의 입지 강화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회사측의 '무노동 무임금' 원칙고수에도 불구, 노조가 명분 없는 잔업·특근 거부를 계속함으로써 임금이 '반토막'날 것에 대한 근로자들의 원성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노조의 성과급 투쟁이 조합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자 집행부는 새 노조위원장 선거를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연기하는 방안을 지난 11일 확대운영위에서 꺼내들었고, 이는 그동안 선거전에 매몰됐던 현장 노동조직들을 투쟁대열에 흡수하는 데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합리적 노동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신노련(대표 서중석)도 최근 발행한 유인물을 통해 "지난해 말 납품비리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노조 집행부가 새 위원장 선거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위원장 선거 등을 앞두고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성과급 문제를 갖고 무리하게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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