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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껴안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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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쌍둥이 자매가 몸무게 1kg의 조산아로 태어났는데 언니와는 달리 동생은 계속 울어대며 건강상태가 급속히 악화했다. 보다 못한 간호사가 두 아이를 인큐베이터에 함께 넣었다. 건강한 언니가 동생을 끌어안자 동생의 맥박은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포옹의 힘을 언급하면서 종종 인용되는 실화다.

    이후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실제 이 사례를 실험했다. 200커플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한 그룹은 20초 동안 비디오를 보면서 포옹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포옹그룹은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혈압과 심장 박동이 현저하게 안정됐을 뿐더러 스트레스 호르몬도 적게 나타났다. 포옹이 몸과 마음을 치료해주는 묘약으로 증명된 것이다. 환자들을 돌보는 간호사 교육과정에 포옹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경우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요즘 '프리 허그(Free Hugs)'라 해서 세계적으로 '껴안아주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서구의 여러 도시에서 프리 허그를 펼치는 감동적인 동영상들이 지구촌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는 것이다. 지치고 힘든 이웃들을 위로하고,더불어 사는 공동체에서 힘든 일을 나눠 갖자는 이 '나눔운동'의 열풍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 운동의 창시자는 호주의 평범한 청년이었다. 2년 전 실의에 빠져 시드니의 거리를 방황하던 중,우연히 만난 한 아주머니가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준 덕분에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한 번 안기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상처를 단번에 치유할 수 있었다고 실토했다.

    얼마 전부터는 서울의 인사동과 명동,청계천 등지에서도 심심찮게 프리 허그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고 있다. 처음에는 서먹하고 무안해 하는 눈치였지만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이어서인지,서로를 껴안아주며 웃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 그지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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