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성과금 50% 때문에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고 있는 현대차를 무너뜨리려 합니까."

자신을 대학생이라 밝힌 조경신씨는 4일 현대자동차 현장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현대차 노조 집행부에 따끔한 충고를 남겼다.

그는 "청년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판인데 어떻게 노조는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현대차와 국가경제까지 거덜 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윤여철 현대차 사장이 노조간부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한 후 현대차와 현장노동조직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노조원들까지 강성 노조를 비판하며 자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글들로 봇물을 이뤘다.

서울시민이라 밝힌 전병무씨는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노조원들이 시무식장에서 난동을 피우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가슴 아파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도 노조 폭력 사태에 대한 비판의 글들을 잇따라 남겼다.

노조 때문에 죄없는 중소 부품협력업체들까지 망하게 해선 안된다는 절규성 호소에 가까운 글들이었다.

'지니'란 네티즌은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성과금은커녕 얼마 안되는 월급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면서 "현대차 귀족노조는 중소업체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소나무'란 네티즌은 "중국산 자동차가 현대차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마당에 중소기업 근로자들까지 망하게 할 것이냐"고 거세게 분노했다.

그는 "지금까지 노조라는 이름 때문에 불법 시위와 파업을 벌이고도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젠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현장의 일반 노조원들도 강성 노조의 폭력적 시위 형태에 대해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강성 노조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노조원은 "성과급은 말그대로 목표한 성과가 이뤄질 때 받아내는 것인데 노조는 오로지 파업 등의 집단 행동을 통해 얻어내려는 관행에 젖어있다"면서 "또다시 조합원들을 끌어들여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고 파업을 하면 나중에 임금손실분은 노조가 책임질 자신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노사 상생의 노동운동을 표방하고 있는 신노련 서중석 대표는 "노동운동에서 폭력은 어떠한 명분에도 합리화할 수 없다"면서 "노조의 이 같은 행위는 기념품 비리로 중도 사퇴하는 강성 노조가 이달 중 새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현장 노동조직의 세 결집을 끌어들이려는 숨은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울산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도 현대차 노조 폭력사태를 걱정하며 노조의 변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고조됐다.

이두철 상의회장은 "지난해 현대차가 경영위기에 처했을 때 울산시민 15만여명이 현대차 살리기 서명운동에 참여했다"면서 "이는 노사 모두 힘을 합쳐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달라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여한 정·관계,산업계,시민단체 인사들은 현대차 노조가 이 같은 시민염원에도 불구,파업을 강행하면 범시민 저지운동에 나설 것을 분명히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