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중국산 김치 수입이 갈수록 증가,배추와 무값이 폭락하면서 농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재료비가 떨어지면서 김장비용(4인 기준,18만원)이 크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김장용 배추·무 판매는 신통치 않은 실정.

시중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김치(10kg)는 비싸봤자 1만원 안팎으로 같은 용량의 국내산 김치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된 배추(상품 10kg)의 도매값은 2000원,무(상품 18kg)는 2510원으로 작년 같은 날보다 각각 70%가량 낮았다.

김승로 농수산물공사 농산물류팀 과장은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로 국산 배추·무 소비는 점점 줄고 있는데도 출하량은 급증세를 지속해 도매값 폭락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150만t 정도인 국내 김치 시장에서 지난해 중국산의 점유율은 11%가량이었지만,갈수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산 김치 수입 물량은 △2003년 2만8000t △2004년 7만2500t △2005년 11만1600t △지난해(1~11월) 16만4000t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가 기생충 알 파동을 겪은 이후 중국 정부 차원의 철저한 검역을 받으면서 품질이 향상된 데다 국내 김치업체들이 제조원가 상승 부담을 덜기 위해 중국 내 생산·반입을 늘리고 있어서다.

중국산 김치 수입이 급증함에 따라 지난해 김치 무역에서 처음으로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국산 김치 수출액은 6420만달러에 그친 반면 수입액은 8130만달러를 기록,1710달러의 적자를 낸 것.

손성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채소담당 연구원은 "올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8만t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중국산 수입이 늘면서 배추·무뿐 아니라 김치 재료로 쓰이는 고추 마늘 생강 등의 동반 가격 폭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