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전무 >

"팔기만 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다시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올해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더 강한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천웅 우리투자증권 기관·리서치본부장(전무·45)은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현대 등 국내외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투자전략가 등을 두루 거치며 내공을 쌓은 증권가 고수 중 한 사람이다.

작년 증시 전망 당시 팽배했던 낙관론과는 반대로 고점을 1460으로 잡아 보수적이란 얘기를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적중,명성을 확인했다.

지난달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외국인투자자를 만나고 온 박 전무는 "외국인 매도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2년 연속 마이너스 이익성장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온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로 저평가 매력이 커지자 외국인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사들의 올 이익이 15% 이상 늘어나는 데 대한 신뢰가 확인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1700선을 넘어서는 강한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설명했다.

"경험적으로 볼 때도 조정받은 다음 해 주가는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증시의 최대 위협 요인은 환율,특히 원·엔 환율의 추가 절상(환율 하락)이라고 지적했다.

"2년 동안 엔화에 비해 30% 정도 높아진 원화 가치가 추가 절상되면 기업의 가격경쟁력과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경상수지가 악화되고,일본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커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북한 핵문제 등 증시 외부 변수가 악화될 경우 주가는 5~10%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증시는 아주 좋거나 예상 외의 부진함을 보일 것으로 보지만,좋은 쪽의 가능성이 더 많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시기별로는 "1분기에 1~2개월 조정을 거쳐 상반기 중 1700 안팍까지 오르는 강세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등락이 반복되는 국면을 예상했다.

또 올해 FTSE나 MSCI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점과 연기금 등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기관들의 대기자금이 풍부한 점이 조정기마다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무는 증시의 중장기 상승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경제 여건이나 인구 구조로 볼 때 일본의 1980년대,미국의 1990년대 대세상승기와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기관과 외국인의 선호도가 높은 대형주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또 "경제성장률이 낮아져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유통 제약 인터넷 등 내수주가 유망하고,은행도 저평가 매력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은 '성장'이 아니라 '안정성장'이 화두입니다.

5% 안팎의 경제성장이 이어질 경우 1980년대 일본 증시 사례처럼 15~64세 인구 비중이 최고치에 달하는 2012년까지 주가는 지속적으로 오를 겁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