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통신시장은 격동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방송통신 융합과 결합서비스를 포함한 통신시장 규제완화 등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방송서비스 등 묶어서 파는 결합상품 판매가 활성화되고 서비스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KT와 SK텔레콤이 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동통신 3사의 차세대 서비스 전쟁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KTF는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며 SK텔레콤에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LG텔레콤도 리비전A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통신시장 패러다임이 바뀐다

정부의 통신정책이 바뀌면서 통신시장은 혁명적인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통신시장 제도개선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최근 내놓았다.

서비스별 칸막이식 규제를 없애고 시장경쟁을 활성화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통신시장에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마련되는 것이다.

정통부는 올해 기간통신의 역무 분류부터 바꿀 계획이다.

시내·시외·국제전화,이동전화,인터넷전화(VoIP) 등으로 구분했던 통신 역무를 유선과 무선으로 이원화하거나 단일전송 역무 하나로 통합해 자유로운 시장진입과 경쟁이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쟁활성화를 위해 KT와 SK텔레콤 등 지배적 사업자에게도 결합상품 판매가 허용된다.

유·무선이 통합되고 통신과 방송이 융합되는 시대에 결합서비스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앞으로는 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 방송 등을 한데 묶은 다양한 상품이 시장에 나온다.

소비자들은 각각의 상품에 따로 가입할 때보다 싼값에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성장정체에 빠진 통신업체들은 다양한 결합상품을 내놓고 경쟁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합상품 경쟁 치열해진다

업계에서는 결합서비스가 도입되면 KT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화시장의 92%를 점유하고 초고속인터넷 1위를 기록하는 등 유선 분야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동통신 2위인 KTF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KT가 지닌 유선시장의 지배력이 결합상품 시장,나아가 무선시장까지 옮겨갈 것을 우려한다.

무선 시장의 1위인 SK텔레콤은 유선망이 없기 때문에 불리한 입장이다.

결합상품을 내놓으려면 KT 등 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 사업자와 제휴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KT 유선망에 대한 동등접근권 보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 전화도 경쟁구도 변화의 촉매가 되기에 충분하다.

정통부가 시내전화와의 번호이동 허용을 검토하는 등 인터넷전화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터넷전화가 결합상품의 핵심요소로 떠오를 수도 있다.

LG데이콤은 올해를 인터넷전화 활성화 원년으로 삼고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과 결합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케이블TV업계가 공동출자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도 상반기중 인터넷전화 서비스에 나선다.

방송과 초고속인터넷에 이어 인터넷전화까지 결합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앞세워 기존 통신업체들의 영역을 파고들 태세다.

반면 방·통 융합의 대표 서비스인 인터넷TV(IPTV) 상용화는 답보상태다.

방송위원회 설립 논의가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이 문제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통합기구와는 별도로 IPTV논의를 시작해 상용화를 위한 환경을 조속히 만들 방침이다.

이통통신 차세대 서비스 활성화된다

가입자 4000만 시대를 연 이동통신 시장도 성장정체에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다.

음성매출 시장은 정체되고 무선인터넷 요금인하 등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가입자 증가율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내년 이동전화 가입자가 4134만6000명으로 올해보다 3.1%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통통신업체들은 이에 따라 차세대 서비스에서 신 성장엔진을 찾고 있다.

얼굴을 보며 전화하는 3.5세대 이동통신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가 그것.SK텔레콤과 KTF는 HSDPA서비스 시장주도권을 놓고 정면으로 격돌한다.

KTF는 HSDPA에선 SK텔레콤을 제치고 1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HSDPA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존보다 빨라 끊김없는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글로벌 로밍에서도 강점이 있다.

하지만 전국 서비스가 안되고 단말기 종류도 몇개 안돼 가입자가 크게 늘지 못했다.

SK텔레콤과 KTF은 각각 6월과 3월까지 HSDPA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HSDPA 가입자가 300만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텔레콤도 화상전화가 가능한 리비전A 서비스를 내놓는다.

이동통신 3사의 차세대 서비스 전쟁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듣는 전화'시대에서 '보는 전화'시대로 빠르게 옮겨갈 전망이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도 올해 서비스 지역이 넓어지면서 본격적인 활성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4월까지 서울 전지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 가속페달 밟는다

통신업체의 글로벌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올해에도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김신배 사장은 신규·글로벌사업을 중심으로한 성장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중국 현지에 자본금 3000만달러 규모의 지주회사도 설립한다.

중국 차이나유니콤에 지분투자를 한데 이어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주회사는 SK텔레콤의 중국 내 합작사 또는 자회사 형태로 운영중인 현지 법인 지분 100%를 보유,중국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진행중인 이동통신 서비스 '힐리오'와 베트남 이통사업인 'S폰'의 사업확장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삼성 휴대폰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서비스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업추진에도 가속도를 붙인다는 전략이다.

KTF는 3대 신성장엔진으로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거래(Transaction)'와 함께 '글로벌 사업'을 설정했다.

올해에는 아·태지역 8개 이통통신사의 연합체인 '커넥서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당장 오는 6월까지 세계 100개국에서 HSDPA단말기를 이용한 글로벌 로밍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KT는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에서 사업을 이끌어갈 리더 양성을 위해 '현지화 지역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