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정해(丁亥)년 새해가 밝았다.

'600년 만의 황금돼지해'라는 속설 때문인지 그 어느 해보다도 우리 사회는 복을 기대하고 희망하는 분위기로 한껏 고무돼 있다.

국민들의 기대대로 새해가 밝은 미래를 열어주는 황금돼지해가 될지,이대로 주저앉는 해가 될지는 전적으로 국민의 손에 달렸다.

올해 대선을 치르게 돼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19일 우리는 한반도호(號)의 운명을 좌우할 새로운 선장을 선출한다.

참여정부 4년 동안 우리 사회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집권 초기의 대통령 탄핵에서부터 강성노조의 끊임없는 투쟁,미군기지 이전반대,대북정책을 둘러싼 이념논쟁,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시위 등에 이르기까지 갈등이 치유되기는커녕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고 충분한 토의를 거치지 않은 정책은 그 어떤 전쟁보다 잔혹할 수 있다"는 공자(논어)의 말씀처럼 참여정부의 아마추어리즘이 혼선만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사회가 이분화되고,갈기갈기 찢어지면서 민생경제는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경제지표를 보면 5% 안팎의 성장(잠정치),수출 3000억달러 달성,코스피지수 최고치 근접 등으로 외형상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값 폭등,실질 가계소득 정체,일자리 창출 저조 등으로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다는 평가다.

실제 거리로 나가보면 "희망이 없다.

먹고 살기도 힘드니 경제만 신경써 달라"는 서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2007년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국호는 지금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를 열어줄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과거에는 투사의 리더십이 정치중심에 섰다면 이제는 통합의 리더십을 선호하는 쪽으고 바뀌고 있다"며 '선지자적 리더십'을 강조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국민적 에너지를 모으는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가진 자의 도덕성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합리적 이기주의에 의존하는 정치제도다.

부족한 리더에게 권력을 맡기면 유권자 자신들이 손해를 보는 제도다.

남미의 사례에서 보듯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국민들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한다.

이미지 정치의 피해를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선 준비되고,철저히 검증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대통령이 시행착오를 하며 경험을 쌓고 지혜를 배우는 동안 그 잘못된 판단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형배 정치부장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