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맞은 양돈농장 식구들의 새해소망 … "우리 살림살이도 풍요로워 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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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5번 국도에서 송계1리 입구로 들어서 5분가량 차를 달리면 축산식품 전문기업 ㈜선진의 계열사인 ㈜보람농업회사법인의 양돈농장이 나타난다. 산비탈을 배경으로 28개의 돈사(돼지우리)가 가지런히 자리잡고 있는 대형 농장이다.
그러나 돼지들을 만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돈사가 있는 농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샤워는 물론 농장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속옷과 방역복을 입어야 한다. 소독용액에 손과 장화를 씻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농장으로 들어서자 곧 분만을 앞둔 모돈(母豚)들이 온수와 소독액으로 목욕을 마친 후 떼를 지어 분만사로 이동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육중한 몸집이지만 뽀얀 살결에서는 티끌하나 찾을 수 없다. 돼지가 더러울 것이란 예상은 터무니없는 '편견'이라는 농장직원들의 설명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돼지떼 가까이 다가가도 이들은 전혀 사납지 않다. 철제 울타리를 열어 길을 터주자 돼지들은 마치 순한 양떼처럼 자연스럽게 길을 따라 내려간다.
자돈(子豚) 육성사에는 생후 일주일가량의 새끼돼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팔뚝 크기의 자돈 10여마리가 어미돼지의 젖을 빨며 누워있는 표정은 평온하고 귀엽다.
21년째 돼지를 키우고 있는 박종문 생산팀장은 "돼지는 배설장소와 자는 곳을 따로 정할 만큼 깨끗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사육돼지는 온순하고 착해 돈사에 들어가면 발밑에 와서 부딪히며 반가워한다"며 "모돈의 경우 양쪽귀에 표시를 해 누가 누구인지 다 구별이 되는데 유달리 예쁜 녀석도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한 번에 새끼를 스무 마리씩 낳던 돼지가 출산능력이 다해 육가공 공장으로 떠날 때면 직원들 모두 섭섭해할 정도로 정이 깊단다.
자식같은 돼지들이지만 이 곳 스물 여섯명의 농장 식구들에게는 '밥줄'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농장의 총 매출 규모는 80억원 선.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박 팀장은 "지난해 초 전국적으로 양돈 자동폐사율이 다소 높아져 돼지 가격은 올랐지만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이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경기가 풀리면 사람들이 야외로 놀러나가 돼기고기를 구워먹는 등 소비량이 늘어나는데 올해는 제발 경기가 회복돼 작년보다 소비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농장식구들도 황금돼지 해인 2007년 정해년(丁亥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박주완 농장장은 "올 상반기에 출하될 돼지들은 이미 자라고 있고 하반기에 팔릴 녀석들도 교배에 들어간 상태"라며 "돼지농사는 반년 전에 미리 그 성패를 알 수 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생산성이 한층 좋아져서 2007년은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이 곳 농장에는 랜드레이스와 요크셔의 혼합종 모돈이 2050두~2100두,웅돈(씨돼지)이 15마리,매주 태어나는 자돈 100여마리 등을 모두 합쳐 평균 돼지 숫자가 1만2000~1만3000두에 이른다.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모돈들은 약 115일(16주3일)간 임신한 후 한 번에 10여 마리 이상의 새끼를 평생 7~8번 정도 출산한다. 이곳의 자돈들은 70~90일이 지나면 위탁농가로 옮겨지고 다시 100여일 이상 더 자라 몸무게가 110㎏이 넘어가면 출하된 후 도축된다. 그리고 상당수 고기는 '크린포크' 브랜드로 전국에 팔려나간다.
또한 이 농장의 모든 패턴은 정확하게 주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교배 대신 최근에는 웅돈의 정액을 체취해 인공수정을 실시하는데 주로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교배를 하면,약 4개월후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분만이 이뤄진다. 새끼에게 젖을 물리다 이유시킨 모돈도 다시 1주일 이내에 교배에 들어간다. 돼지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이유가 바로 지칠줄 모르는 다산(多産)에 있지 않을까.
박 농장장은 "모든 가축이 그렇지만 돼지는 특히 공을 들여야 하는 동물이어서 방역과 끊임없는 씨종 개발,철저한 계획관리가 높은 생산성의 필수 조건"이라며 "우리네 살림살이도 올해는 좀 이렇게 제대로 준비하고 운영해서 한결 풍요로워 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천=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그러나 돼지들을 만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돈사가 있는 농장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샤워는 물론 농장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속옷과 방역복을 입어야 한다. 소독용액에 손과 장화를 씻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
다소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농장으로 들어서자 곧 분만을 앞둔 모돈(母豚)들이 온수와 소독액으로 목욕을 마친 후 떼를 지어 분만사로 이동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육중한 몸집이지만 뽀얀 살결에서는 티끌하나 찾을 수 없다. 돼지가 더러울 것이란 예상은 터무니없는 '편견'이라는 농장직원들의 설명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돼지떼 가까이 다가가도 이들은 전혀 사납지 않다. 철제 울타리를 열어 길을 터주자 돼지들은 마치 순한 양떼처럼 자연스럽게 길을 따라 내려간다.
자돈(子豚) 육성사에는 생후 일주일가량의 새끼돼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팔뚝 크기의 자돈 10여마리가 어미돼지의 젖을 빨며 누워있는 표정은 평온하고 귀엽다.
21년째 돼지를 키우고 있는 박종문 생산팀장은 "돼지는 배설장소와 자는 곳을 따로 정할 만큼 깨끗한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사육돼지는 온순하고 착해 돈사에 들어가면 발밑에 와서 부딪히며 반가워한다"며 "모돈의 경우 양쪽귀에 표시를 해 누가 누구인지 다 구별이 되는데 유달리 예쁜 녀석도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한 번에 새끼를 스무 마리씩 낳던 돼지가 출산능력이 다해 육가공 공장으로 떠날 때면 직원들 모두 섭섭해할 정도로 정이 깊단다.
자식같은 돼지들이지만 이 곳 스물 여섯명의 농장 식구들에게는 '밥줄'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농장의 총 매출 규모는 80억원 선.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박 팀장은 "지난해 초 전국적으로 양돈 자동폐사율이 다소 높아져 돼지 가격은 올랐지만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이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경기가 풀리면 사람들이 야외로 놀러나가 돼기고기를 구워먹는 등 소비량이 늘어나는데 올해는 제발 경기가 회복돼 작년보다 소비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농장식구들도 황금돼지 해인 2007년 정해년(丁亥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박주완 농장장은 "올 상반기에 출하될 돼지들은 이미 자라고 있고 하반기에 팔릴 녀석들도 교배에 들어간 상태"라며 "돼지농사는 반년 전에 미리 그 성패를 알 수 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생산성이 한층 좋아져서 2007년은 한시름 덜었다"고 말했다.
이 곳 농장에는 랜드레이스와 요크셔의 혼합종 모돈이 2050두~2100두,웅돈(씨돼지)이 15마리,매주 태어나는 자돈 100여마리 등을 모두 합쳐 평균 돼지 숫자가 1만2000~1만3000두에 이른다.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모돈들은 약 115일(16주3일)간 임신한 후 한 번에 10여 마리 이상의 새끼를 평생 7~8번 정도 출산한다. 이곳의 자돈들은 70~90일이 지나면 위탁농가로 옮겨지고 다시 100여일 이상 더 자라 몸무게가 110㎏이 넘어가면 출하된 후 도축된다. 그리고 상당수 고기는 '크린포크' 브랜드로 전국에 팔려나간다.
또한 이 농장의 모든 패턴은 정확하게 주 단위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교배 대신 최근에는 웅돈의 정액을 체취해 인공수정을 실시하는데 주로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교배를 하면,약 4개월후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분만이 이뤄진다. 새끼에게 젖을 물리다 이유시킨 모돈도 다시 1주일 이내에 교배에 들어간다. 돼지가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이유가 바로 지칠줄 모르는 다산(多産)에 있지 않을까.
박 농장장은 "모든 가축이 그렇지만 돼지는 특히 공을 들여야 하는 동물이어서 방역과 끊임없는 씨종 개발,철저한 계획관리가 높은 생산성의 필수 조건"이라며 "우리네 살림살이도 올해는 좀 이렇게 제대로 준비하고 운영해서 한결 풍요로워 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천=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