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한해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2조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그러나 개별 업종과 종목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접근을 보였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팔자' 공세가 잦아들고 있는 가운데 각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2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업종은 전기전자로, 매도 규모가 6조3000억원에 달했다. 철강금속(1조4000억)과 운수장비(1조)도 순매도 업종 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금융(9000억) 의료정밀(2000억) 의약(2000억) 등의 업종은 순매수했다.

개별 종목에 대해서도 은행주를 중심으로 뚜렷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으며, 그 결과 순매수 상위 20종목의 투자 수익률이 기관(16%)과 개인(-18%)보다 훨씬 높은 평균 27%를 기록했다.

안태강 삼성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조금만 완화돼도 내년 수급상의 불균형은 해소될 수 있다"며 "다행스럽게도 연말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한달동안 외국인들은 1조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기전자와 유통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사자'에 나서고 있다.

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시각 변화는 포트폴리오 재편 관점에서 신흥시장 내 비중조절 즉,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확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몰렸던 중국과 인도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둬 이익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태국 사태로 신흥시장 내 차별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특정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며 수익률 극대화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사들이고 있는 종목들을 주목할 만 하다"고 판단했다.

11월까지 지속된 은행주 선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강도는 다소 약화됐고, 업종내 갈아타기도 진행 중이란 분석이다.

특히 현대상선 국민은행 등 11월까지 순매도 상위에 있던 종목들이 12월 들어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필립스LCD하이닉스 현대차 등에 대해서도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12월 들어 외국인들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은 현대건설 신한지주 우리금융 현대상선 삼성화재 두산중공업 LPL 한진해운 국민은행 S-Oil 등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