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 파나진이 15년간 PNA(인공 DNA)를 전 세계에 독점 판매해 온 미국 바이오 기업 ABI에 되레 PNA를 역공급키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월1일부로 ABI가 보유하고 있던 PNA 독점 생산·판매권이 파나진으로 넘어오자,ABI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파나진에 PNA 공급을 요청해 온 것이다.

파나진은 지난 10월부터 ABI가 실시한 기술 및 현장 실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돼 이달부터 ABI에 PNA 공급을 시작하게 됐다고 26일 밝혔다.

PNA는 DNA의 불완전성 보완을 위해 유기합성법으로 만들어진 인공 DNA로 질병 유전자 진단이나 치료 분야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ABI는 파나진의 PNA를 자사가 개발한 DNA 증폭키트(DNA를 인위적으로 증폭해 질병을 진단하는 키트)뿐 아니라 향후 개발될 다른 DNA 관련 제품에도 사용할 방침이다.

이번 공급 계약은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력이 미국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ABI는 1992년 PNA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코펜하겐발명자그룹(CIG)으로부터 독점 생산 및 판매권을 획득,15년간 PNA를 세계 시장에 공급해 왔다.

그러나 CIG는 ABI의 생산 기술이 미흡해 PNA를 널리 보급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판단,ABI에 부여한 독점 생산 판매권을 회수키로 결정했다.

이에 ABI는 CIG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6월 패소했다.

파나진은 당초 ABI에 새로운 PNA 생산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 ABI와 CIG가 벌이는 소송에 대한 정보를 입수,아예 PNA 세계 독점 생산 판매권을 따내는 쪽으로 전략을 바꿔 성공했다.

이성희 파나진 부사장은 "파나진은 PNA 가격을 지금의 100분의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고,생산에 걸리는 기간도 2~6개월에서 20일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을 CIG가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