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말 단 20분 만에 파마를 완성하며 '기적의 파마약'으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다 갑자기 사라졌던 '카락'이 내년 초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카락은 미용사 출신의 우완제 헤어싸이언스 대표가 상품화를 했으나 출시 한 달 만에 치명적 결함이 드러나 시장에서 퇴장당했다. 우 대표는 당시 57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날렸다.

우 대표는 25일 "성분 물질이 불안정한 것으로 드러나 생산을 중단했던 '카락'을 안정화해 결함을 보완한 신제품 파마약을 내년 2월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신제품은 컬(곱슬머리)을 유지하는 능력이 약했던 카락의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며 "신제품 판매로만 내년 5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락은 대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우 대표가 1997년부터 파마를 할 때 고객들이 가장 불만스러워 하는 시간을 줄일 목적으로 개발에 나선 제품.그는 혼자서 개발하다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2002년 한국화학연구원에 개발을 의뢰하고 공동 연구를 통해 2004년 11월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나노촉매가 들어 있어 파마의 산화와 환원 반응이 빨리 일어나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상품화 당시 '기적의 파마약'으로 일컬어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카락은 통상 서너 시간이 소요되던 파마 시간을 단 20분 정도로 줄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머리카락에 바르고 둘둘 말면 깁스처럼 그대로 굳어지는 조형제가 별도로 있어 파마 시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감는 수고까지 더는 장점이 있었다.

이 같은 제품 특성을 근거로 당시 헤어싸이언스는 카락이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제품을 론칭했다.

그러나 카락은 출시 한 달여 만인 2004년 12월 제품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생산 후 한 달만 지나면 제품 성분 물질이 산화해 못 쓰게 돼버리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

우 대표는 "판매처에서 제품 리콜이 쏟아지면서 총 57억여원의 손실을 봤다"며 "그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회사채무가 27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거의 부도 상황에 내몰릴 만큼 힘든 상황이었지만 제품에 대한 미련과 주위 친구들이 서로 돕겠다고 나서 재도전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우 대표는 이후 독자적인 보완 연구에 나섰다.

헤어싸이언스는 그 결과 최근 제품 주성분인 시스테인 물질 가운데 안정성이 강한 시스테인염산염을 사용해 제품 안정성을 기존 파마약 수준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컬을 잘 유지시키기 위해 산화제의 침투력도 강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한번 실패를 겪고 나니 처음 목표였던 300억원의 6분의 1 수준인 50억원 매출목표도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서도 "이번에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기필코 '기적'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