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자동차 생산 대수 측면에서 내년에 미국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설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日經)이 어제 보도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파업으로 날을 지새는 우리 자동차 업체의 현실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부럽고 또 한편으로는 두렵기 짝이 없다.

도요타는 내년 자동차 생산 목표를 올해보다 40만대 늘어난 945만대로 잡았다고 한다. 일본 내수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북미(北美)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918만대를 팔아 세계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 GM의 내년 자동차 생산대수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여파로 감소세를 면키 힘들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노(勞)와 사(使)가 한몸이 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고 있는 덕분이다.

도요타는 사상최고 이익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4년 연속 임금을 동결했다가 올들어서야 겨우 기본급 1000엔을 인상했다.

무파업 기록도 56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도요타는 자동차 1대당 생산비용을 내년엔 1000달러씩 더 끌어내리겠다는 공언까지 해두고 있는 상태다.

정상의 자리를 내놓은 GM이 노조의 과잉요구에 끌려다니다 마침내 일부 공장을 폐쇄하는 등 본격적 구조조정 국면에 빠져든 것과는 정말 너무나 대조적이다.

도요타의 선전(善戰)이 더욱 눈길을 모으는 것은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 자동차업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는 최근 진행된 급격한 원고(高)의 영향으로 해외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국산 소형차 판매가격이 일본차 판매가격을 웃도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을 뿐 아니라 얼마전 현대차가 미국 수출가격을 또다시 인상한다는 발표도 한 상황이어서 더욱 우려가 크다.

그런데도 우리 자동차 업계는 온갖 정치적 이유를 내세운 노조의 파업 등으로 인해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암담하다.

노조는 지금부터라도 정치 파업을 중단하고 사측과 합심일체가 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자동차 산업이 곧 총체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