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oak)는 보통 참나무를 뜻하지만 와인업계에서는 와인을 숙성시키는 데 사용되는 참나무통을 지칭한다.

전 세계 고급 와인의 99% 이상이 오크통에 보관된다.

오크통은 2000년 전부터 사용돼 왔지만 누가 만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와인 숙성의 용기로는 동물 가죽,흙 항아리,돌 구유통 등이 쓰이기도 했고 19세기 이후에는 콘크리트 통이나 스테인리스가 오크통을 대신하기도 한다.

오크통의 기능은 다양하다.

우선 와인의 아로마를 풍부하게 한다.

바닐라 토스트 커피 등의 향이 가미돼 복합적인 향이 만들어진다.

오크통을 만들 때는 오크 안쪽을 불로 태운다.

숙성 기간 동안 와인이 다양한 아로마를 갖게 하기 위해서다.

두 번째로는 타닌이다.

쓴맛을 내는 타닌은 포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크 자체도 타닌을 함유한다.

오크의 타닌과 포도의 타닌이 조화를 이뤄 와인의 구조를 짜임새 있게 만들고 장기 숙성을 도와준다.

물론 오크통도 단점이 있다.

와인을 마시다가 오크의 향이 너무 강해서 정작 포도 품종 자체의 향을 맡기가 힘든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오크통을 잘못 사용한 경우다.

오크통과 와인의 밸런스가 깨지면 아무리 좋은 오크통이라 할지라도 스테인리스만 못하게 된다.

그래서 오크통을 고를 때 주의에 주의를 거듭한다.

와인의 숙성 기간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

와인 양조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와인 스타일에 따라 새로운 오크통을 쓸지 1~2년 정도 된 것을 쓸지 또는 두 가지를 섞을지까지 결정한다.

오크통 산지도 확인 대상이다.

오크통은 종류가 다양하다.

일단 배럴(barrel·오크통의 단위) 크기가 제각각이다.

오크통의 주 재료인 목재는 운반하기가 힘들어 산지에서 직접 제작한다.

이 때문에 각 지방마다 고유한 형태의 오크통이 나오게 됐다.

기후에 따라 오크통의 무늬결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추운 기후에서 자란 오크의 나뭇결은 촘촘하다.

산소가 통하기 힘들어진다.

반면 따뜻한 기후의 오크는 나뭇결이 성기고 산소가 잘 통한다.

유명한 오크통으로는 프랑스산이 있다.

생산량이 많고 품질 좋고 비싸다.

프렌치 오크통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와인의 전제 조건처럼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미국산 오크통은 가격 경쟁력이 높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많이 사용되는 추세다.

코코넛 초콜릿 등의 향이 풍부해진다.

와인 마니아들은 오크의 중요성에 공감하지만 일반인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때도 많다.

하지만 와인을 음미하기 전에 어떤 오크통에서 숙성의 시간을 보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와인의 맛과 향이 더욱 복합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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