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약달러 추세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은 11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스라엘 재계 회동과의 화상 대담에서 "미국의 경상적자가 개선될 때까지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향후 몇 년간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가 어느 시점에 더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린스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들이 보유 달러를 유로와 엔으로 바꾸고 있는 일부 증거들이 있다"면서 "단일 통화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신중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유국들의 보유외환 다양화를 적극 지지한 셈이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으로 달러약세가 어디까지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달러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는 동전을 굴려 어느 쪽으로 넘어질지를 예상하는 것만큼 어렵다"면서 "특히 단기 전망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외환시장이 무척 복합적인 요소들에 영향받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외환시장 전문분석기관인 포렉스닷컴 관계자는 "그린스펀의 발언이 달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전직 FRB 의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의 발언보다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들이 추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는 점이 유로화에 대해 달러 추가 약세가 예상되는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올해 81세인 그린스펀은 1987년 FRB 의장에 취임한 후 올초 현역에서 물러났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열리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FRB가 현재 연 5.25%인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