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사장은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사장이 현장에서 직원들과 부대끼고 기름때 묻히기를 싫어하면 기업의 미래는 없습니다." 티타늄 가공 업체인 티에스엠텍의 마대열 대표(52)는 철저한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경기도 안산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이 회사가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위해 1만평의 부지에 250억원을 투입해 울산공장을 완공한 때는 2004년 말. 이때부터 마 대표의 '외박'이 시작됐다.

안산공장에서도 1주일의 절반가량을 공장 내 숙소생활을 해왔던 마 대표는 울산공장이 완공되자 짐을 꾸려 울산으로 내려갔다.

안산공장에서처럼 공장 내 경비실에 딸린 두 평 남짓한 방을 숙소로 정했다.

마 대표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현장을 꼼꼼히 챙기고 직원들을 다독거리며 기업을 일구는 데 여념이 없다.

"1년 중 11개월을 공장에서 삽니다.

남편 노릇,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마 대표는 얼마 전 숙소를 직원 숙소용 아파트로 옮겼다.

그것도 직원들의 성화에 따른 것이었다.

직원들과 함께 하숙생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마 대표다.

이 같은 마 대표의 현장 경영은 회사를 창업 8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티타늄 가공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키웠다.

티에스엠텍은 세계 몇몇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티타늄 가공 기술을 확보,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티타늄 가공 제품의 국산화를 실현시키고 있다.

특히 2004년 9월 삼성석유화학의 PTA 생산용 디하이드레이션 타워(정제탑)를 티타늄 클래드 소재로 첫 제작에 성공해 일본 히타치와 미쓰비시,벨기에 코크 등과 대등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떠올랐다.

마 대표는 "지난해 한국전력 산하 6개 발전자회사로부터 기술 인증을 받았고 올해는 독일 발케 뒤르사와 발전장비 제조기술 제휴를 맺음으로써 내년부터 국내외 발전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냉간압연 공법에 의한 티타늄 볼트 제작을 비롯해 섀도마스크 생산용 티타늄 에처 제작,티타늄 세정 집진장치 제작,인쇄회로기판 전해동박 제조설비의 티타늄 제작 등 티타늄 관련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앞으로 사업영역인 화학·발전·광산장비 분야의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이고 티타늄 부품의 양산 기술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티타늄 가공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해외 수주가 늘고 있다.

2004년 3월 대만 CAPCO사로부터 PTA용 열교환기를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대만 FORMOSA와 호주 조드인터내셔널,일본 미쓰비시 등에서 잇따라 수주를 따내고 있다.

마 대표의 현장 경영 결과는 매출 그래프를 통해 한 눈에 볼 수 있다.

창업 첫 해인 1998년에 불과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이 회사는 2003년 275억원,2005년 853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1250억원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마 대표는 "해외 수주 증가로 내년에는 1900억원대의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며 "10년 내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해 티타늄 가공 분야 세계 시장의 25%를 점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