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영원한 조직없다..독재 10-20년 못간다"
"내 아들도 어떻게 될지 몰라..상속세 내면 없다"

허창수 GS회장은 8일 미국의 부호 벤더빌트, 록펠러를 거명하면서 "세상에 영원한 조직은 없다"는 생각을 전한 뒤 투명경영, 기업의 사회공헌 강화, 소액주주를 포함한 일반적인 주주와 고객이익 위주의 경영 대세를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나도 내 아들(윤홍씨.28.GS건설 대리 근무)이 앞으로 이 기업을 이끌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이날 열린 기자들과의 송년 만찬간담회에서 LG그룹과 계열분리한 지 만 2년간 이룬 성과에 대해 "현상유지"라며 낮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의사를 내비쳤다.

그가 언론에 공식적으로 자신을 노출한 것은 작년 12월 같은 형식의 자리를 가진 뒤 1년만으로, 이날 허 회장은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오너로서는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허심탄회하게 답변했다.

다음은 허 회장과의 일문일답 요지.

-- GS그룹이 계열분리돼 독립한 지 2년이 다 돼가는 데 자평과 반성, 발전 전망을 한다면.
▲ 잘 했다곤 말못하고 현상유지했다고 본다.

향후 기회가 있으면 투자 노력을 더 하고 국민 고용창출에 공헌할 수 있도록 충분히 노력할 것이다.

존경받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옛날보다 훨씬 투명해야 하고 다른 기업보다도 존경받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모자라거나 잘못한 게 있으면 혹독하게 비판해 달라.

-- 어떤 기업이 존경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고 보나.
▲ 주주들에게 잘 해주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기업이다.

또 이익이 나면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존경받을 기업 아닌가.

특히 소액주주들에게도 공평하게 (기회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제가 과.부장하던, 그런 시절엔 솔직히 대주주 위주로 경영이 이뤄져 지금도 자꾸 그런 게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지금은 정치자금법도 확 달라졌고, 투명경영을 안하고 싶어도 다 자연스럽게 하게 돼있다.

이사회를 연간 한두차례 하는 기업이 있다고 하는 데, 우리는 자주 하고 제가 100% 다 참석한다.

제도대로 하면 다 되는 것이다.

-- 기업관에 대해 좀 더 소상하게 설명하면.
▲ 소비자, 고객들에게 잘 하면 되는 것이다.

100억원 정도만 벌더라도 사기 안치고 소비자들에게 잘 하면 되는 것이다.

이건 그렇게 어려운 것만도 아니다.

경영자들이 그렇게 추진해 나가면 된다.

어느 조직이든 독재는 10년, 20년을 못간다.

세상에 영원한 조직이 어디 있나.

미국의 벤더빌트나 록펠러 등도 있고... 나도 내 아들이 앞으로 이 기업을 이끌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상속세 다 내면 없다.

-- 상속세율이 과도하다는 비판있고, 상속세 폐지론도 있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아마도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상속과 관련해) 편법으로 하다가 문제가 되는 등의 일이 생길 것이다.

-- 업계에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활발한 데 GS는 어떤가.
▲ GS칼텍스와 홀딩스가 하고 있다.

9개 광구 참여중이고 2개가 일단 성공한 상태다.

어떤 그룹보다 해외자원 개발 투자를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 그룹 사업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오너 일가 등이 투자해 중국에서 파라자일렌 공장을 가동중인 데, 어려움은 없는가, 또 향후 그룹과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건가.

▲ LG그룹과의 계열 분리 전에 투자가 이뤄진 데다 GS칼텍스의 경우 파트너인 칼텍스가 있기 때문에 투자와 관련한 의사결정 등의 문제로 인해 개인적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인허가에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가동되고 있고, 앞으로도 스무스하게 운영될 것으로 본다.

(그룹 편입 문제는) 자본조달에 어려움이 있으면 몰라도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본다.

-- GS와 칼텍스 관계 문제에 대해.
▲ (일반적으로) 합작사업은 서로 양보해야 한다.

쉽게 비유해서 부자간, 부부간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인 데 왜 문제가 없겠는가.

하지만 서로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제주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