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그룹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50·구속)이 차명계좌를 만들어 이를 정·관계 인사들에게 건네는 수법으로 로비를 벌인 단서를 포착해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8일 "수십 개에 달하는 주씨의 차명계좌를 추적한 결과 이들 계좌에서 1회 현금인출 한도인 70만원씩이 하루 동안 많게는 10여 차례에 걸쳐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주씨가 로비 대상에게 통장과 현금카드를 건넨 뒤 마음대로 인출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들 계좌 중에는 주씨의 전 여비서 김모씨(42) 명의의 계좌 4개가 포함돼 있으며 계좌당 현금인출 총액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여비서의 계좌가 주씨가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던 2003~2005년에 만들어진 사실을 확인했으며 정치인 로비에 직접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씨를 조사했으나 김씨는 "주 회장 지시로 통장을 만들어 주 회장에게 전달했을 뿐 이 통장이 누구에게 건너갔는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