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서울시의 '오불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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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권오규 경제 부총리를 만나 분양가 인하,주택공급 확대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이 지났다. 그러나 '만남'이후 서울시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서울시가 정부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에 협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
당장 성동구 뚝섬 상업지역 주상복합아파트의 고(高)분양가 문제가 그렇다. 이는 재경부와 건교부가 가장 걱정하는 난제(難題)중 하나다. 평당 5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뚝섬 고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자극해 수도권 집값이 또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뚝섬발 투기 광풍'을 우려한 언론들이 서울시에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느냐고 집요하게 추궁하자 마지못해 "성동구에 분양가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답을 던졌을 뿐 시 차원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고민은 없다.
하지만 분양가 자문위원회 설치도 즉흥적인 답변임이 드러났다. 성동구 관계자는 "시로부터 별다른 협조나 지시가 없었고 자문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번 부총리와의 회동에서도 서울시는 민감한 이슈인 뚝섬 고분양가 대책,후분양제 철회 등의 핵심사안은 의제에서 쏙 빼놓은 채 정부 대책에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늘어놓은 바있다.
한술 더 떠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기존 정책들을 계획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올해 말 재건축 기본계획 신규 포함지역을 공람에 붙이는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4차 뉴타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일선 부동산들은 "재건축이나 뉴타운 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한다. 상황이 이정도라면 서울시가 겉으로만 정부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했을 뿐 별 고민없이 관성대로 제 길만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오세훈 시장은 집값 안정을 위해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고위 간부들은 시장이 시정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는 한 서울시 중간 간부의 말이 틀리길 바랄 뿐이다.
조성근 사회부 기자 truth@hankyung.com
당장 성동구 뚝섬 상업지역 주상복합아파트의 고(高)분양가 문제가 그렇다. 이는 재경부와 건교부가 가장 걱정하는 난제(難題)중 하나다. 평당 5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뚝섬 고분양가가 주변 시세를 자극해 수도권 집값이 또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뚝섬발 투기 광풍'을 우려한 언론들이 서울시에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느냐고 집요하게 추궁하자 마지못해 "성동구에 분양가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분양가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답을 던졌을 뿐 시 차원의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고민은 없다.
하지만 분양가 자문위원회 설치도 즉흥적인 답변임이 드러났다. 성동구 관계자는 "시로부터 별다른 협조나 지시가 없었고 자문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번 부총리와의 회동에서도 서울시는 민감한 이슈인 뚝섬 고분양가 대책,후분양제 철회 등의 핵심사안은 의제에서 쏙 빼놓은 채 정부 대책에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늘어놓은 바있다.
한술 더 떠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기존 정책들을 계획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올해 말 재건축 기본계획 신규 포함지역을 공람에 붙이는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4차 뉴타운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일선 부동산들은 "재건축이나 뉴타운 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한다. 상황이 이정도라면 서울시가 겉으로만 정부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했을 뿐 별 고민없이 관성대로 제 길만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오세훈 시장은 집값 안정을 위해 뭔가 해보려고 하는데 고위 간부들은 시장이 시정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는 한 서울시 중간 간부의 말이 틀리길 바랄 뿐이다.
조성근 사회부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