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승마대표팀의 베테랑 김형칠(47)이 7일(한국시간) 도하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낙마한 뒤 말의 엉덩이에 깔려 사망함으로써 이번 사고는 아시안게임 최대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말을 타고 기량을 겨루는 승마 종목은 품위 넘치는 귀족 스포츠로 통하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사고로 연결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역대 승마 사고 중 세인들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건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의 낙마 사고였다.

지구를 구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았던 리브는 지난 1995년 말에서 떨어져 목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식물인간으로 휠체어에 의지한 삶을 살다 결국 2004년 10월 5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승마 가문인 올리버가(家)의 아버지 레이 올리버와 아들 제이슨 올리버는 승마 레이스 도중 말의 앞다리가 구부러지면서 그대로 땅바닥에 고꾸라져 사망했다.

아버지와 형을 낙마 사고로 잃었지만 대미언 올리버는 현재 각종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고 호주의 대표 선수로 활동 중이다.

승마 선수로 올림픽에도 참가한 앤 공주를 어머니로 둔 영국 왕실의 자라 필립스도 절친한 친구를 승마 사고로 떠나보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필립스의 친구는 승마 경기 중 낙마한 뒤 머리를 말발굽에 채이는 바람에 즉사했다.

승마로 인한 사망 사고가 고속 질주하던 말에서 기수가 떨어진 뒤 지면과 맞닿으면서 뼈 골절상을 입거나 전신마비에 의한 합병증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김형칠의 경우처럼 말에 짓눌려 당하는 인마(人馬) 전도 사고는 드물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한편 AFP 통신은 이날 스포츠경기 중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선수를 집중 조명했다.

포뮬러 F1 경주의 스타 아일톤 세나는 1994년 산 마리노 그랑프리 경주 중 충돌 사고로 사망했고 같은 해 오스트리아의 스키 선수 울리케 마이어도 월드컵 활강 경기 중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충돌사했다.

2003년에는 카메룬 축구선수 마르크 비비앵 푀가 컨페더레이션컵 콜롬비아와의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져 돌연사해 충격을 안겨줬다.

(도하=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