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부응해 각종 우대금리 혜택을 없앤 데다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조치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급등세를 타고 있어서다.

CD금리는 지난 주말 4.70%로 지난 8월 한은의 콜금리 인상 직후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인 4.71%(8월10일)에 육박했다.

한은의 지준율 인상 발표 후 일주일여 만에 0.1%포인트가 뛰어 오른 것이다.

일각에선 한국은행이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CD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출금리 최고 6.68%

CD금리 변동은 신규대출자뿐 아니라 3개월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출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추가 부담을 주고 있다.

구체적인 적용금리 산정방식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의 금리는 3개월 CD금리에 연동돼 3개월마다 조정된다.

CD금리 변동만 본다면 3개월 전인 지난 9월 초 CD금리가 4.68%였기 때문에 4.70%까지 올랐다고 해서 기존대출자들이 당장 피부로 느끼는 추가이자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최근 각종 우대금리를 폐지했기 때문에 사실상 최근 한달여간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대출금리는 0.30~0.31%포인트 급등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10월 말 연 5.38%~6.58%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은 연 5.68~6.68%로 올랐다.

금리가 0.3%포인트 오를 경우 3억원 대출받은 사람의 연간 이자 부담은 90만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CD금리 왜 급등하나

최근의 가파른 CD금리 상승세는 시장에 지준율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한은의 지준율 인상으로 4조8000억원가량의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은행들이 지준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당분간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투신사들은 은행권의 펀드환매 대비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CD를 포함한 단기채 매도에 나서고 있다.

반면 매수세는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 등으로 바짝 위축돼 있다.

한화증권 최석원 채권전략팀장은 "은행들이 지준자금 확보 등을 위해 CD를 발행하려고 해도 어지간한 금리 수준이 아니면 시장에서 소화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시장 수급상 수요보다 공급 요인이 크기 때문에 CD가격이 하락(금리 인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의 자금부 관계자는 "한은이 통상 5조~7조원 정도의 환매조건부채권(RP) 규제를 해왔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선 자금 조달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투신권에서 지준율 인상 영향을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CD금리 인상은 금통위에서 콜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단기적인 쏠림 현상 탓에 CD금리가 연중 고점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