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화물연대가 1일 총파업에 돌입해 부산항과 철도기지,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를 오가던 차량이 뜸해지고 곳곳에서 운송방해 사건이 발생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는 안정적인 운임의 보장 등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혀 물류대란마저 우려된다.

항만 전문가들은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돼 부산항이 마비된다면 올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200만개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항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국 항만 마비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국 물류기지 화물운송 급감

부산항 각 부두는 이날 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의 운송거부로 화물 반출입이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신선대부두의 경우 이날 오후 1시까지 491개(20피트컨테이너·TEU)의 컨테이너화물을 운송,평상시 같은 시간 처리량 1300개보다 70% 줄었다.

각 부두 정문에 경찰이 배치돼 운송방해 사건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화물을 싣고 부두 밖으로 빠져나가는 트레일러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상태다.

신선대부두 관계자는 "화물연대파업이 이어지면 2003년에 이어 부산항이 마비될까 부두마다 초긴장 상태"라고 말했다.

자성대부두 사정도 비슷하다.

간간이 부두로 들어오는 차량만 눈에 띌 뿐 화물을 부두 밖으로 반출하는 차량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터미널 차고지에는 화물을 싣고 부산 외곽으로 나가야 할 트레일러 차량 30여대가 발이 묶여 있다.

한국허치슨터미널 관계자는 "현재 서울 등 장거리 운송은 거의 중단됐고,부산시내 운행차량만 일부 가동될 뿐"이라며 "화물연대측의 운송거부 지시가 있었거나 자칫 노조측으로부터 운송방해를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운전사들이 운행을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수출입화물 물류기지인 경기도 의왕ICD에도 물량처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의왕기지에서는 650여대의 트레일러가 하루 3500~4000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이 중 200여대가 화물연대 소속으로 대부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경인ICD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본격 파업에 돌입하면서 컨테이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트레일러를 이용한 육로 운송의 경우 기지 내 20개 운송회사가 30%가량 처리하고,나머지 70%는 화주들이 자가운송하고 있는데 노조원들을 고용하는 자가운송의 경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트레일러를 구하기 어렵자 60만~70만원 하는 경기북부지역 운송료를 100만원 이상 주겠다고 제의하고 있지만 차량을 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철도수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 남구 용당컨테이너장치장에 보관 중인 화물 등 컨테이너 60개를 철도로 수송할 예정이었으나 컨테이너 차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차량 방화·훼손 등 운송방해 잇따라

이날 오전 2시께 경남 양산시 물금읍 증산리 내륙 컨테이너 기지에 주차된 24t 트레일러 2대에서 불이 나 앞 부분을 각각 태워 56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낸 뒤 25분 만에 꺼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시너통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누군가 시너를 뿌려 방화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이어 오전 4시께 부산 남구 민락동 사설차고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 차량의 에어호스가 절단돼 있는 것을 차주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오전 4시30분께는 부산 남구 감만동 항만배후도로에 대못 수십개가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수거했다.

부산=김태현·인천=김인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