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를 제외하곤 미 경제는 견조하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엔 근거가 있었다.

3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에서 2.2%로 상향조정됐다.

FRB는 미 전지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로 예상됐던 금리 인하 시점도 미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다.

그러나 주택경기를 비롯 내구재 주문동향 등 제조업경기와 소비관련 지표도 아직은 유동적이다.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는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미 상무부는 지난 29일(현지시간) "3분기 성장률을 당초 예상했던 1.6%에서 2.2%(연율 기준)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내용도 괜찮았다.

소비지출은 2.9% 늘었다.

기업투자도 10% 증가했다.

다만 주택건설투자는 18% 감소해 성장률을 1.1%포인트가량 갉아먹었다.

버냉키 의장의 진단대로 주택경기만 빼면 견조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10월이나 11월도 비슷한 흐름이다.

FRB는 이날 경기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경기와 자동차 생산이 부진하지만 소비와 서비스산업이 이를 메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오는 1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중요한 참고자료로 사용된다.

현재 금리동결 가능성은 90%를 넘는다.

내년 상반기 경기가 더 나아질 것이란 게 FRB의 전망이고 보면,금리 인하 시점도 늦춰질 공산이 크다.

월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렇듯 미 경제가 예상보다는 괜찮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유로화에 대한 달러가치는 7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주택경기가 바닥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10월 신규주택 판매 실적은 전월보다 3.2% 줄었다.

더욱이 제조업동향을 알 수 있는 내구재 주문실적도 지난 10월 8.3% 감소했다.

소비자신뢰지수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렇게 보면 미 경기는 연착륙 기조에 들어선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지만 주택경기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