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존 주택 판매 실적이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부에서는 주택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가격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해 섣불리 속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주택경기를 제외한 미국 경제는 견조하다"면서도 "일부 주택관련지표가 안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는 "지난 10월 중 판매된 기존 주택은 624만가구(연율환산기준)로 지난 9월(621만가구)보다 0.5% 증가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기존 주택 판매 실적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NAR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레러는 "최근 모기지 금리 하향안정화 등으로 주택경기가 안정화되고 있다"며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값을 내리는 데다 모기지금리의 하향 추세에 힘입어 수요자들이 다시 주택시장에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경기가 바닥을 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10월 중 거래된 주택의 중간가격은 22만1000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5% 하락했다.

이는 NAR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집값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다.

10월 중 주택재고는 전달보다 1.9% 증가한 385만가구에 달했다.

1993년 4월 이후 최대치다.

집을 사려는 사람 못지않게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팔려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버냉키 FRB 의장은 이날 이탈리안 아메리칸 협회 연설에서 "주택경기의 조정 양상이 현재보다 더 심각할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주택경기관련 지표가 안정적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해 주택경기가 버블붕괴 등 큰 위험 없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표시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