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를 단순 추종해오던 '인덱스 펀드'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과 일반 주식형 펀드 대비 높은 안정성을 강조해온 기존 인덱스펀드와 달리 새로운 상품들은 수익률을 지수상승률보다 높일 수 있도록 기업 펀더멘털 개념을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짜거나 해외지수 등을 기초자산에 추가로 편입해 분산투자 효과를 노리는 경우도 있다.


◆ 편입비중 결정에 펀더멘털 개념 도입 =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SH자산운용은 기업의 재무관련 정보를 인덱스펀드 편입 비중 조절에 활용하는 '펀더멘털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기존 인덱스펀드의 경우 KOSPI200 등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편입종목의 시가총액 반영 비율도 지수를 그대로 따른다.

이 경우 주가가 많이 오른 주식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고평가된 주식의 편입 비중은 더 높아지고 저평가된 주식은 오히려 낮아지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

펀더멘털 인덱스펀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목 편입 비중 결정시 개별 주식의 단순 시가총액이 아닌 재무 데이터를 토대로 산출된 '펀더멘털 규모'를 사용한다.

이 경우 고평가된 종목 비중을 적절히 줄이고 저평가된 종목 비중은 늘려 더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H운용이 국내외 시장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이런 방식의 인덱스펀드 운용 성과가 기존의 시가총액 방식에 비해 월등하게 좋았다고 한다.

이처럼 독특한 운용 방식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이 상품은 설정 1개월여 만에 적립식 가입 계좌 수가 1만5천개 가량 늘었다고 SH운용은 밝혔다.


◆ 기초자산 다양화 = 또 인덱스펀드의 기초 자산으로 국내 지수와 해외 지수를 동시에 사용해 분산 효과를 내거나 상품지수선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왔다.

KB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KB e-한중일 인덱스 펀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 증시의 대표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자산의 30%씩을 배분한다.

적은 비용으로 이머징 마켓의 중심인 중국과 아시아의 선진시장 일본, 그리고 재평가 국면에 있는 한국에 모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

또 각기 다른 증시에 자산을 고루 배분하기 때문에 특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더라도 그 만큼 위험이 분산된다는 게 기존 상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 밖에 해외투자 펀드 가입 및 환매에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의 7일 이상에서 5일로 단축시켰고 총보수도 기존 인덱스 펀드보다 싼 연 1%로 책정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온라인 상품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출시 한달도 안돼 설정액이 64억원이나 늘었다는 게 KB운용의 설명이다.

이 밖에 미래에셋맵스운용이 최근 출시한 '로저스Commodity인덱스파생상품펀드'는 상품지수를 벤치마크로 사용한 케이스다.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는 물론 금, 알루미늄을 비롯한 금속과 밀, 옥수수, 면화 등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총 36개의 실물상품이 이 펀드의 투자 대상이다.

벤치마크 지수로는 36개 실물상품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로저스 인터내셔널 코모디티 인덱스(RICI)'를 활용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