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공공기관 임금체계에 대해 강도 높은 수술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임금 문제는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져 온 데다 정부조차 정확한 실태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임금개혁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27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돈잔치 비난 여론 등으로 공공기관 급여체계 전반에 대한 수술이 불가피하다"며 "내년에 용역작업 등을 통해 시안을 마련한 뒤 노조측과 협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해 2008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개혁의 앞길에는 강성 노조로 알려져 있는 23만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노조가 버티고 있어 작업이 원만하게 진행될지 불투명하다.


○급여체계 전면 개편하는 배경

현재 314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획처의 임금 가이드라인 통제를 받는 기관은 150여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각각 주무 부처의 자의적인 통제를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공기관들 간 임금 격차가 지나치게 크고,임금 결정의 원칙도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획처 관계자는 "지난 9월 감사원의 7개 금융 공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 어떤 공공기관 사장은 연봉이 7000만원에 불과한 데 비해 어떤 금융 공기업 사장은 일년에 7억원을 받는다"며 "이러한 엄청난 임금차가 정당한 것인지를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나

기획처는 우선 경영정보 공시 대상 314개 전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임직원 임금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지금도 임금지급 등에 관한 경영공시가 되고 있지만 기준이 통일되지 않아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

기획처는 이후 외부 용역을 통해 △이들 공공기업이 스스로 노력해 이뤄낸 생산성은 어느 정도인지 △독점적 지위에 따른 사업의 이익은 어느 정도 되는지 △해당 기관의 임금 인상이 민간업체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유하고 있는 재원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감안해 합리적이고 공평한 임금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업체에 따라서는 전체적인 임금수준이나 성과급 등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개편 기대 효과는

기획처는 이 같은 개혁작업을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임금 체계가 투명화될 경우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 높아질 뿐 아니라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 고임금 등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국환 기획처 공공혁신본부장은 "공공기관들에 적용할 합리적인 임금체계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공기관 노조들도 동의하고 있다"며 "이번 수술 작업은 규모가 방대한 데다 복잡한 사안이어서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