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義東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edchung@ksd.or.kr >

최근 해외펀드 투자가 20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국내 증시의 간접투자 규모도 이미 20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등 고수익과 위험 분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간접 투자가 일반적 투자 수단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 간접투자 방식인 수익증권이 최초로 판매됐으며,외환위기 직후 펀드투자는 한때 260조원대 규모로 간접투자 시장이 급성장했었으나 펀드의 편출입 운용 등 불투명성과 거래 비용의 과다 계상 등으로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적립식 펀드의 열풍으로 간접 투자가 다시 확대되고 있으며 더욱이 올 들어 해외 펀드의 투자 급증으로 펀드의 국제적 분산투자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다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전문가의 정보 분석과 투자 기법을 활용하는 간접 투자는 일반적으로 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특히 해외 투자와 같이 투자 비용이 높고 정보 수집이 곤란해 직접 투자가 어려운 경우 더욱 효과적인 투자 방식이다.

간접 투자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의 지속,출산율 저하,고령화 사회 진입,성장과실 분배의 편중 문제 등에 대한 해결 수단으로 일찍부터 그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정부에서도 간접 투자를 담당하는 자산운용산업을 우리 금융산업의 핵심 분야로 성장시키고자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아울러 2004년 자산운용업법을 제정해 간접투자 선진화를 위한 제도를 개선했으며 펀드의 대형화와 상품의 다양화ㆍ장기화,투자자 보호장치 강화 등 체질 개선 노력을 계속해 왔다.

이러한 정부의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간접투자 활성화의 또 다른 중요한 지원 기능으로 투명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위해 증권산업에서 추진한 자산운용 인프라 개선이 있다. 투명한 펀드 운용과 효율적 정보전달 기능을 담당하는 증권예탁결제원의 간접투자재산예탁결제인프라(FundNet)가 그것이다. 자산운용사 등 펀드산업 참여자를 네트워크로 연결,자동화ㆍ표준화ㆍ실시간 업무 처리로 효율적 정보 처리를 가능케 해 '간접투자 시장의 허브'라 한다. 이로써 펀드의 거래와 결제 등 운용 비용을 절감하게 돼 투자 수익이 높아지고 펀드의 투명성을 더해 간접투자 산업의 신뢰를 높여 왔다.

우리 간접투자 시장은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선진국의 예를 보더라도 전체 펀드 중 주식형 펀드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연금제도 확대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위험분산 투자의 일반화로 해외 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우리 자본시장은 향후 확대될 간접투자 시장에 걸맞은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해 투자 비용의 절감과 신뢰도 제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