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있는 곳이면 으레 가짜도 나타난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명품 와인을 모방한 가짜 와인이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그 양은 현재도 증가 추세다.

현재 수백만유로의 가짜 와인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짜는 와인 콜렉터들에게 인기가 많은 보르도 지방 유명 샤토 와인이 특히 많다.

가짜 와인은 모조 라벨을 붙이는 방법으로 제작된다.

모조 라벨이 얼마나 정교한지 일반 사람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외견상으로는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가짜 와인이 판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가짜 와인이 지금처럼 만연하지 않았다.

가짜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값이 비싼 1950~1960년 빈티지만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가짜 와인은 와인 경매시장이나 와인 콜렉터들에게서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보르도 그랑 크뤼(최고급 와인 중 프레미어 크루 다음 등급) 와인 가격이 오르면서 가짜 와인은 최근 빈티지에서까지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에서 가짜 라미시옹 오브리옹(La Mission Haut Brion)이 발견되면서 가짜 와인 문제가 샤토들 사이에서 공론화됐다.

라미시옹 오브리옹은 결국 2000년 빈티지에 새로운 라벨을 론칭했다.

이 라벨은 유로화 지폐를 제조하는 회사가 3년에 걸쳐 만들었다.

복제를 막을 수 있도록 일반인이 모르는 표시를 해뒀다.

라미시옹 오브리옹은 자신의 와인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라벨을 도입했지만 대부분의 샤토들은 가짜 와인이 발견되더라도 와인의 가치와 명성에 흠이 갈 것을 우려해 공개적인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

샤토들이 그들 자신의 와인을 보호하기 위해 법정 대응을 한다면 가짜 와인도 줄어들고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비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기의 빈티지라고 평가받는 보르도 2005년산은 가격이 급등해 가짜 와인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짜 와인의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믿을 만한 와인 거래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샤토를 떠난 와인은 다수의 와인 브로커와 수입상을 거치게 되는데 신뢰할 수 없는 브로커와 수입상으로부터 입수했다면 믿기가 힘들다.

거래하는 업자를 믿을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명품 와인을 구입할 요량이면 와인의 유통경로와 라벨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혹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면 그것도 의심해 봐야 한다.

돈을 조금 아끼려다 큰 돈을 날릴 수도 있다.

가짜 명품을 파는 주요 전략 중 하나가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명품을 소유할 수 있다는 유혹 아니었던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