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쏘렌토 짝퉁' 모터쇼에 출품] 기업 피해 '눈덩이'‥정부, 실태 파악조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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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징모터쇼에 한국 기아차의 쏘렌토를 모방한 짝퉁차가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짝퉁으로 인한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으나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소송 외에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없으나 이마저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사실상 별 대책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판 쏘렌토"라고 광고=국제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제7전시관 맞은편 야외부스.영락없는 기아차의 쏘렌토지만 톈마잉슝(天馬英雄)이란 브랜드가 붙은 두 대의 차가 전시돼 있다.
중국 자동차회사인 톈마자동차가 만든 짝퉁 쏘렌토다.
아예 내놓고 이 차를 '중국판 쏘렌토'라고 홍보하고 있는 중이었다.
톈마측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모터쇼 개막 때 맞춰 톈마가 관객들에게 뿌린 시승기에는 "이 차는 한국의 쏘렌토를 본떴고 앞면의 엠블렘과 그 주변 약간을 제외하고는 모양이 쏘렌토와 똑같은 '중국판 쏘렌토'라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차 전체에 한국류의 호방함과 심플함이 배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쏘렌토의 가격은 12만위안(약 1440만원)으로 기아 쏘렌토의 30만위안(약 3600만원)에 비해 40% 수준에 불과하다.
이곳 직원은 "쏘렌토에 비해 성능이나 모양의 차이는 거의 없고 대신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전시된 짝퉁 쏘렌토 두 대 중 한 대에는 '이미 팔렸음'이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기업들 속수무책='최선책은 짝퉁에 걸리지 않는 것'이라는 게 베이징진출 한국업체들의 한숨 섞인 이야기다.
짝퉁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회사는 짝퉁이 아니라고 우기고,소송이라도 할라치면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만만찮다.
과거 GM대우가 마티즈를 본뜬 중국차 QQ에 대해 소송을 걸어 결국 중재로 해결된 적이 있지만 이 또한 수년이 걸렸었다.
베이징현대차관계자도 "대응방법을 찾고는 있지만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이나 LG의 휴대폰처럼 소량으로 몇 만대를 생산해 시장에 뿌린 뒤 사라져버리는 치고빠지기 식이어서 소송할 대상을 찾는 것도 힘들다.
○정부는 무대책=사정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허청이 작년까지 6년간 국내업체의 짝퉁 피해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겨우 48건밖에 안 된다.
중국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짝퉁이라는 점에서 보면 실태파악도 안 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서야 코트라에 신고 및 상담센터를 세우고 소송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긴 하나 인력 부족으로 일이 터지고 난 뒤 수습하는 사후약방문격이다.
업계는 정부의 대응 행보가 느리고 소극적이어서 짝퉁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정부의 대응과 비교하면 한국 정부는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26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중국 등 재외공관에 지식재산권 보호 전담관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을 마련했다.
2000년 초부터 짝퉁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 사이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재권보호 전담관은 제대로 운영조차 되지 않고 있다.
중국 베트남 태국 등 3개국에 전담관을 두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산업자원부 상무관이 겸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이 189개 재외공관에 모두 전담관을 두고 있는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와의 협의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9월 한국 정부가 '한·중 투자협력위원회'산하에 '한·중 지재권 분과 위원회'를 두자고 제의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지만 아직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 조사관을 중국 현지에 파견하는 문제를 중국측과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박준동 기자 forest@hankyung.com
중국의 짝퉁으로 인한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으나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소송 외에는 보상을 받을 길이 없으나 이마저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사실상 별 대책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판 쏘렌토"라고 광고=국제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제7전시관 맞은편 야외부스.영락없는 기아차의 쏘렌토지만 톈마잉슝(天馬英雄)이란 브랜드가 붙은 두 대의 차가 전시돼 있다.
중국 자동차회사인 톈마자동차가 만든 짝퉁 쏘렌토다.
아예 내놓고 이 차를 '중국판 쏘렌토'라고 홍보하고 있는 중이었다.
톈마측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모터쇼 개막 때 맞춰 톈마가 관객들에게 뿌린 시승기에는 "이 차는 한국의 쏘렌토를 본떴고 앞면의 엠블렘과 그 주변 약간을 제외하고는 모양이 쏘렌토와 똑같은 '중국판 쏘렌토'라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차 전체에 한국류의 호방함과 심플함이 배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쏘렌토의 가격은 12만위안(약 1440만원)으로 기아 쏘렌토의 30만위안(약 3600만원)에 비해 40% 수준에 불과하다.
이곳 직원은 "쏘렌토에 비해 성능이나 모양의 차이는 거의 없고 대신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
전시된 짝퉁 쏘렌토 두 대 중 한 대에는 '이미 팔렸음'이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기업들 속수무책='최선책은 짝퉁에 걸리지 않는 것'이라는 게 베이징진출 한국업체들의 한숨 섞인 이야기다.
짝퉁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회사는 짝퉁이 아니라고 우기고,소송이라도 할라치면 너무 긴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만만찮다.
과거 GM대우가 마티즈를 본뜬 중국차 QQ에 대해 소송을 걸어 결국 중재로 해결된 적이 있지만 이 또한 수년이 걸렸었다.
베이징현대차관계자도 "대응방법을 찾고는 있지만 뾰족한 수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이나 LG의 휴대폰처럼 소량으로 몇 만대를 생산해 시장에 뿌린 뒤 사라져버리는 치고빠지기 식이어서 소송할 대상을 찾는 것도 힘들다.
○정부는 무대책=사정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정부차원의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허청이 작년까지 6년간 국내업체의 짝퉁 피해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겨우 48건밖에 안 된다.
중국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짝퉁이라는 점에서 보면 실태파악도 안 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들어서야 코트라에 신고 및 상담센터를 세우고 소송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긴 하나 인력 부족으로 일이 터지고 난 뒤 수습하는 사후약방문격이다.
업계는 정부의 대응 행보가 느리고 소극적이어서 짝퉁 방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정부의 대응과 비교하면 한국 정부는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26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중국 등 재외공관에 지식재산권 보호 전담관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대책을 마련했다.
2000년 초부터 짝퉁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 사이 '팔짱만 끼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나마 지재권보호 전담관은 제대로 운영조차 되지 않고 있다.
중국 베트남 태국 등 3개국에 전담관을 두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산업자원부 상무관이 겸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이 189개 재외공관에 모두 전담관을 두고 있는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와의 협의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9월 한국 정부가 '한·중 투자협력위원회'산하에 '한·중 지재권 분과 위원회'를 두자고 제의해 긍정적 답변을 얻었지만 아직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 조사관을 중국 현지에 파견하는 문제를 중국측과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박준동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