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만의 차별화된 MBA(경영학 석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경제 발전에 따라 MBA 수요는 늘고 있지만 아시아 대학들의 MBA는 미국을 따라하기에 급급해 자국의 특성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적 특성이 반영된 '아시아 MBA'프로그램을 만들자."

글로벌인적자원포럼 2일차(9일)에 열린 트랙2의 두 번째 세션(아시아·태평양지역의 MBA프로그램 강화)에서 토론자들은 아시아 대학들이 시장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콜란트 싱 부학장은 "자녀들에게 '어디에서 MBA를 할래'라고 물으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을 택한다"며 "이는 아시아 학교들이 모두 표준화되고 특징 없는 교과과정만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즉 대부분 학교가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쓰는 글로벌 기업 사례에 지역 사례를 약간 섞어 가르치는 데 그친다는 얘기다.

싱 부학장은 "이는 실력이 없어 케이스를 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스탠더드 MBA를 가지고 이들 과정의 성적을 매긴다면 C학점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장도 "한국의 경우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과 달리 MBA 프로그램은 경쟁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토론자는 대안적인 MBA를 만들기 위해 아시아 대학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장 원장은 "아시아 MBA를 만들면 세계에서 아시아로 오는 사람들과 아시아인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때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즈니스에선 네트워킹이야말로 새 기회를 발견하고 신규시장을 개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싱 부학장은 "글로벌 모델을 과감히 바꾸고 아시아적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며 "한 학교가 해결책을 줄 수 없는 만큼 유일한 해결책은 협업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푸단대 경영전문대학원의 린지 웬 학장보는 "많은 대기업 본사가 서울과 상하이 싱가포르에 위치해 있으며 경영진은 이들 3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보직을 맡는다.

학생들이 아시아 MBA를 졸업한다면 이들 3개국의 비즈니스 환경을 쉽게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정리=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