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달러'의 시대는 가고 '오일 엔'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의 저명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20일 "중국 등 그동안 달러 매집에 치중하던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엔화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중동 국가들은 오일 달러에 이별을 고하고 있으며 미국의 지배력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는 엔화의 시대라는 주장이다.

페섹은 이와 함께 일본이 엔화 약세를 선호하고 있지만 엔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의 우샤오링 부총재는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에서 엔화를 매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와 러시아 스위스 등 달러의 추가 하락을 전망하는 여러 중앙은행들이 엔화나 유로화를 매입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20년래 최저 수준인 엔화가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시작된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기조와 2차대전 이후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확장세가 엔화를 지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섹은 엔화가 중동경제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 또한 엔화의 미래를 밝게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최근 곳곳에서 오일달러의 상당 부분이 아시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된다.

중동 국가들은 최근 유로화로 원유를 매매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등 미국의 영향권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아랍 국가들이 아시아의 부동산과 채권,산업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페섹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일본에 많은 양의 오일머니가 유입되고 결과적으로 엔화의 가치와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페섹의 관측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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