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 (3부) 은퇴혁명 … 한국은 '은퇴 준비' 후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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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두려움,지루함….'
한국인이 은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자유,행복,만족' 등을 연상하는 외국인들에 비해 은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비관적이다.
다국적 금융회사인 HSBC가 한국 미국 영국 일본 홍콩 중국 등 전 세계 22개국 성인 남녀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은퇴를 '두려움'으로 표현했다.
이는 세계 평균치(24%)는 물론 일본 홍콩 등 아시아 평균(2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반면 외국인 전체로는 61%,아시아인들도 절반이 넘는 56%가 '은퇴란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행복'을 꼽은 응답자는 33%에 불과했다.
은퇴에 대한 한국인과 외국인들의 시각이 이처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국인들은 퇴직하면 '인생의 끝인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선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종일 회사 업무에 매달릴 뿐만 아니라 퇴근 후에도 주로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다 보니 '회사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매우 익숙한 탓이다.
회사와의 인연이 끊어지면 대부분 인간관계가 단절되고,가족과의 생활조차 생소하게 느껴져 공포와 두려움에 떤다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도 아파트와 자녀 교육에 올인한 결과 정작 노후를 대비한 금융자산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방법 역시 매우 '후진적'이다.
HSBC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84%가 노후생활을 위한 정보를 찾아본 적이 없고,90%가 은퇴 준비를 위해 전문가와 상담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재무설계라는 큰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는 얘기다.
한국인이 가격 거품이라는 환상을 갖고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신한은행이 20세 이상 고객 6483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5%가 노후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꼽았다.
한국인의 상당수가 집 한 채의 가격 변동에 노후생활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각국의 저축 방식은 제 각각 다를 수 있지만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거주하는 아파트에 쏟아붓고 가격 거품을 기대하는 행태는 매우 불합리한 노후 대비임에 틀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지금 은퇴에 대한 사고를 혁명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인생 이모작의 준비는 노후자금은 물론 새로운 일거리를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승윤·유병연 기자 hyunsy@hankyung.com
한국인이 은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많이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자유,행복,만족' 등을 연상하는 외국인들에 비해 은퇴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비관적이다.
다국적 금융회사인 HSBC가 한국 미국 영국 일본 홍콩 중국 등 전 세계 22개국 성인 남녀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은퇴를 '두려움'으로 표현했다.
이는 세계 평균치(24%)는 물론 일본 홍콩 등 아시아 평균(2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반면 외국인 전체로는 61%,아시아인들도 절반이 넘는 56%가 '은퇴란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행복'을 꼽은 응답자는 33%에 불과했다.
은퇴에 대한 한국인과 외국인들의 시각이 이처럼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국인들은 퇴직하면 '인생의 끝인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선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종일 회사 업무에 매달릴 뿐만 아니라 퇴근 후에도 주로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다 보니 '회사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매우 익숙한 탓이다.
회사와의 인연이 끊어지면 대부분 인간관계가 단절되고,가족과의 생활조차 생소하게 느껴져 공포와 두려움에 떤다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도 아파트와 자녀 교육에 올인한 결과 정작 노후를 대비한 금융자산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방법 역시 매우 '후진적'이다.
HSBC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84%가 노후생활을 위한 정보를 찾아본 적이 없고,90%가 은퇴 준비를 위해 전문가와 상담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재무설계라는 큰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다는 얘기다.
한국인이 가격 거품이라는 환상을 갖고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신한은행이 20세 이상 고객 6483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5%가 노후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꼽았다.
한국인의 상당수가 집 한 채의 가격 변동에 노후생활의 모든 것을 걸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각국의 저축 방식은 제 각각 다를 수 있지만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거주하는 아파트에 쏟아붓고 가격 거품을 기대하는 행태는 매우 불합리한 노후 대비임에 틀림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지금 은퇴에 대한 사고를 혁명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인생 이모작의 준비는 노후자금은 물론 새로운 일거리를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승윤·유병연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