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강세를 보이다가 장중 약세를 보이는 '전강후약' 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뉴욕 증시 강세=코스피 상승 출발

해외증시의 강세 소식이 대체로 국내증시의 상승 출발을 이끌었다.

뉴욕 증시 중에서도 특히 다우지수가 사흘째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했고 국제 유가 하락 및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지원사격을 했다.

그렇지만 글로벌 증시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는 번번히 수급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조3000억원 가량의 매수차익거래잔고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힘 겨루기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일 연속 순매수하는 등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특히 IT주 하락의 주범으로 꼽히던 외국인의 매도가 매수세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시각 변화는 내년 상반기 IT 업종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점과 윈도우 비스타를 비롯한 IT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 등이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반면에 기관의 매도세가 계속해서 시장의 발목을 붙잡았다. 전일만 해도 총 매도금액이 1105억원에 달해고 투신권이 이 중에서 60% 이상을 팔아치웠다.

투신권의 순매도에 대해서는 최근 들어 주식형 자금으로의 유입이 둔화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한편 매수차익잔고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지수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주에 비해 시장의 베이시스가 약화되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종별 순환매가 특징?

이같은 외국인과 기관의 힘 겨루기 양상 속에서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던 IT 및 금융 관련 업종이 비교적 선방했고 통신, 전기가스, 운수창고 등 내수섹터 및 유가 하락 관련주가 틈새 공략을 펼쳤다.

대투증권 유정렬 연구원은 "이들 업종의 경우 이익수정비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러한 순환매 장세는 모멘텀 공백을 반영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단기 급등 부담을 해소해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증시의 상승 동참에서 벗어나야..실적의 '힘' 필요한 때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1400 포인트 등정이 어느 정도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해외증시의 상승에 따른 동참이 아닌 우리 증시의 내부적인 동인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 주가 및 지수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 실적과 그 개선도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3분기 실적을 최종 점검함으로써 실적 개선 전망의 부합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전분기 보다 13.4% 증가하며 지난 2분기를 바닥으로 재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의 3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 및 전기 대비 모두 개선됐으며 주식시장이 이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특히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지수의 오름세가 단순히 외부 동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410선을 경계선으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는 코스피 지수는 17일 오전 11시56분 현재 전날 보다 1.86 포인트(0.13%) 오른 1412.61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