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외교·통상장관들이 지난 7월 결렬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협상 재개를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키로 했다.

16일 외신들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APEC 회담에 참가 중인 21개국 외교·통상장관들은 도하라운드 협상을 재개해야 하며 이를 위해 APEC 회원국들도 노력하겠다는 성명서 초안을 마련했다.

최근 WTO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관련 논의를 더욱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 초안은 "APEC 회원국들은 도하라운드 협상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준비가 돼 있으며 진전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농업시장 개방폭을 확대하고 농가 보조금과 감세폭을 줄이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지역 교역 상대국들도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며 도하라운드를 좌초하게 한 유럽 국가들도 협상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용기있는 양보(bold concession)'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8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도 지난 7월 결렬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협상 재개 문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APEC 회원국 장관들은 미국의 역내 자유무역지대(FTA) 창설 제안은 거부했다.

사카바 미츠오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제안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끝에 의장이 이를 '장기적인 목표'로 연구해야 한다는 선에서 매듭지었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