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2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수험생들의 시험 난이도에 따른 체감온도는 어땠을까.

이번 수능시험은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은 대체로 무난하거나 쉬웠다는 반면 수리영역과 과학탐구는 약간 까다로웠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능시험이나 올해 치러진 전국 모의고사와 크게 차이를 못 느낀다는 의견이 많아 난이도를 예년 수준에 맞추겠다는 교육당국의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언어영역의 경우 최위하군(19·숭문고 3)은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 9월 본 마지막 모의고사에 비하면 한결 쉬웠다"며 "다 풀고 나서 시간이 남았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다시 수능을 치른 이진우씨(27·경성고 졸)도 "듣기평가는 특히 쉬웠다"며 "지문에 제시된 시의 경우에도 이육사의 '교목',신석정의 '들길' 등에서 출제됐는데 평소에 학생들이 많이 공부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경일고 김모 교사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분위기상 다소 쉽게 출제된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다 못 풀고간 학생도 상당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3교시 외국어 영역을 마친 후에도 수험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은 편이었다.

재수생인 이병철씨(20)는 "작년에는 좀 어려웠는데 올해는 전반적으로 쉬웠다"며 "다만 듣기평가에서 뉴스를 들려주고 내용을 설명하라는 문제가 좀 독특했다"고 말했다.

조은수군(오산고 3년)은 "EBS에서 봤던 지문이 2개나 그대로 나왔다"며 "출제유형이나 난이도 측면에서 특별한 게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수리영역은 지난해나 모의고사 수준의 난이도이지만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 석차가 1~2위권인 김진욱군(이대부고 3)은 "의외로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꽤 있었다"며 "도형 관련 문제가 많았고 심도 깊은 개념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단대부고 이경민군(18)은 "벡터나 공간도형에 관한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EBS에서 봤던 그림이 그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수리영역은 3~4개 답안이 틀리는 선에서 1등급이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벌써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는 가운데 중위권 학생들은 체감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안도국군(광성고 3)은 "어려워서 보다가 울 뻔했다"며 "시간도 부족했고 작년보다 어렵게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과학탐구영역도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출제유형이 다양해지고 물리의 경우 특히 까다로웠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편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대부분 홀가분한 마음으로 '맘껏 놀고 싶다''아르바이트나 운전면허증을 따겠다''논술 공부를 하겠다'고 답했다.

문혜정·이호기·이태훈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