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세계랭킹 1, 2위 타이거 우즈와 짐 퓨릭(이상 미국) 등 세계적 강호들을 모조리 꺾고 정상에 올랐던 양용은(34.게이지디자인)이 나흘 만에 우즈와 리턴 매치를 갖는다.

양용은과 우즈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의 피닉스골프장(파70.6천901야드)에서 열리는 일본프로골프투어 던롭피닉스토너먼트에 출전한다.

던롭피닉스토너먼트는 총상금 2억엔에 우승 상금이 4천만에 이르러 일본프로골프투어 대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특급 대회.
뿐 만 아니라 해마다 미국과 유럽에서 뛰고 있는 최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불러 들인다.

우즈는 지난 2002년 이 대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2004년과 작년에도 출전해 이번이 벌써 4번째 출전이다.

2002년에는 공동 8위에 그쳤지만 2004년과 작년에는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올해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특히 2004년 대회 때는 무려 1년 동안 계속된 스트로크플레이대회 무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고 여세를 몰아 이듬해 완벽하게 부활한 신호탄이 됐다.

우즈가 이 대회를 텃밭처럼 여긴 반면 양용은은 이 대회와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2004년에 딱 한번 출전했지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1라운드에서 76타를 치면서 하위권으로 밀린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공동 28위에 그쳤다.

작년에는 출전하지 않았던 양용은은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넘치는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다.

그러나 양용은이 2주 연속 우승 도전에 넘어야 할 산은 우즈 뿐 아니다.

세계 랭킹 11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를 비롯해 세계 14위 데이비드 하웰(잉글랜드)가 중국 상하이에서 양용은에게 넘겨준 우승의 영광을 일본에서 되찾겠다는 각오로 나선다.

1999년과 2003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토마스 비욘(덴마크)도 쉽지 않은 상대이다.

일본프로골프 투어 정상급 선수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급 대회이기 때문에 상금랭킹 상위권자들은 모두 출전한다.

가타야마 신고, 다니구치 도루 등 일본 상금 랭킹 1, 2위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뿐만 아니라 고국 선후배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양용은(8위)보다 상금랭킹이 더 높은 6위 허석호(33)를 비롯해 '맏형' 김종덕(45.나노소울), 장익제(33), 그리고 한국 상금랭킹 1위 자격으로 초청받은 신용진(42.LG패션)도 출전한다.

한편 한때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를 달렸던 호주교포 이원준(21)도 이 대회 초대장을 받았다.

지난 12일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 다이헤이요 마스터스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원준은 우즈를 능가하는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세계적 강호들과 기량을 겨루는 소중한 기회를 맞았다.

키 191㎝에 100㎏에 육박하는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350야드짜리 초장타를 자주 보여준 이원준은 지난주 데뷔전에서도 평균 비거리 303.88야드의 장타를 때려 프로 선수들을 질리게 했다.

세기가 아직은 부족해 공동 28위로 데뷔전을 마쳤지만 3라운드에서는 67타를 때려내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