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義東 <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edchung@ksd.or.kr >

허브(Hub)의 사전적 의미는 자전거 등에서 바큇살이 딸려 나오는 휠의 중심부를 말한다.

또는 네트워크 분야에서는 LAN을 구성할 때 장비들을 케이블을 사용해 연결해 주는 장치를 뜻한다.

물류 등 현대 산업분야에서 허브의 개념은 산업의 발달과 경제교류의 급증으로 중심적 위치와 기능을 담당하는 의미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물류의 허브인 항구 개발과 여객 수송의 허브인 신공항 건설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의 동부해안 항구와 우리나라,그리고 일본의 신항개발 경쟁이 단적인 예다.

이러한 인프라를 선진화하는 것이 국가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자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증권산업을 포함한 금융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1980년대 이후 경제의 세계화와 탈(脫)지역화에 따라 각국은 자국 금융산업을 지역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각국은 금융분야의 개방과 혁신을 추진해 왔으며 영국의 금융빅뱅은 모범적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일찍이 영국은 국제금융시장의 허브로서 중심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그간 자국 금융기관의 기득권을 인정했던 각종 진입제한을 과감히 철폐했다.

초기 일부 금융기관의 경쟁력 약화로 도산(倒産)이 이어지기도 했으나,세계적인 주요금융기관을 런던에 유치함으로써 런던은 국제금융시장의 허브로서 그 기능을 해 나갈 수 있었다.

증권산업에서는 예탁결제시스템이 이러한 허브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즉 투자자는 증권을 중앙예탁결제기관에 맡긴 다음 거래에 따른 증권과 대금결제를 집중 처리함으로써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를 할 수 있게 됐으며，이후 IT발달에 따른 전자적 처리로 효율성이 더욱 높아져 사회적 비용이 절감됐다.

증권거래의 시장 간 경쟁은 증권의 결제 이행과 권리행사를 지원하는 증권예탁결제산업의 경쟁을 유발했으며 경제블록 간 경쟁관계로 확대되었다.

EU지역에서는 이미 유로클리어(Euroclear)와 클리어스트림(Clearstream)이 역내(域內)는 물론 국제거래 증권의 예탁결제기능도 담당해오고 있으며 아시아 각국에 대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바 증권분야에서 역내 국제예탁결제기구 역할을 수행할 때 국제 자본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하고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되는 것이다.

이미 아시아 각국에 진출한 증권관련 서비스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역내 허브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