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평균 수명이 의학 기술의 발달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남성 73.8세,여성 81.2세로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여성은 평균 폐경 연령이 50세 전후임을 감안하면 거의 30년 이상을 폐경 상태로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최근 여성 폐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폐경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고 있다.

폐경 이후의 삶을 '제2의 인생'으로 적극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폐경을 받아들이는 긍정적 마음가짐과 이를 보조해 줄 '호르몬 치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폐경은 난소에서 난포 성장의 정지로 인해 월경이 중단되는 현상이다.

난소의 기능이 멈추면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홍조,불안,우울,과민성,기억장애,피로감 등 정신 및 인지기능에 변화가 나타나며,외음부나 질의 위축 등으로 성기능의 변화와 골감소증이 발생한다.

폐경기의 치료는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것으로 초기 호르몬 대체요법은 안면홍조나 비뇨생식계의 위축 같은 급성 증상의 치료에 집중하고,나아가 골다공증의 감소 등 점차 '삶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 치료하는 추세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는 것이다.

프로게스테론은 에스트로겐만을 투여했을 때 발생하는 자궁내막증식에 대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이미 부인과 질환 등으로 인해 자궁을 적출한 여성은 에스트로겐만 쓰면 된다.

호르몬 보충요법에는 경구용제제,피부에 붙이는 패치제제,피부에 바르는 크림타입이 있다.

사용의 간편함이나 부작용 등을 고려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폐경이 되면 우선 산부인과를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호르몬 치료의 유익성과 위험성에 대해 먼저 충분히 상담한 후 호르몬 제제의 올바른 사용과 그 효과에 대해 숙지하고,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 등을 신중히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만약 치료 여부가 결정되면 정기적인 검사와 진찰을 통해 호르몬 보충요법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는지,부작용은 없는지를 조사하면서 투여량을 조절해야 한다.

자가 처방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 폐경학회 및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치료 목적에 적합한 최소용량과 최단기간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여성호르몬의 유익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우 폐경 여성의 32% 정도만이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고 있으며,장기간 호르몬 치료를 받는 여성은 11~15%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호르몬 보충요법에 따른 부정기출혈로 인한 불편함과 부인암 특히 유방암과 자궁내막암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호르몬 요법을 고려하는 폐경 여성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및 스스로의 현명한 판단 끝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정혜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