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모터업체인 모아텍(대표 임종관)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레이저 프린터용의 BLDC모터(브러시 없는 직류모터)를 개발해 최근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했다.

이 회사가 BLDC모터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7월 중소기업청의 '대기업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에서 삼성전자가 신청한 개발과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부터. 삼성은 프린터의 고속화 추세에 따라 수요가 커진 BLDC모터의 국산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모아텍은 총사업비 3억8200여만원 중 정부와 삼성전자로부터 각각 50%와 25%를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의 지속적인 기술협력에 힘입어 8개월 만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임종관 대표는 "삼성전자로부터 모터 구동회로 설계와 성능ㆍ신뢰성 검사 등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개발 제품은 구동회로를 개선해 구동시 조용하면서도 힘(토크)이 좋아 고속 프린터 등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검증과정을 통해 수입물량 전체를 국산으로 대체키로 하고 모아텍과 향후 2년간 43억원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이번에 개발된 모터는 우리 프린터에 맞춤형으로 개발됐고 수입제품보다 가격도 싸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이번 기술 개발로 향후 2년간 65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BLDC모터는 향후 주력 제품군으로 고속 성장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대기업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로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필요한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제품 개발에 성공할 경우 개발을 의뢰한 곳에서 일정기간 구매를 보장하는 것으로 정부가 사업비의 50%를 지원한다.

중기측은 개발단계부터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대기업은 기존 제품보다 우수한 제품을 공급받아 핵심 역량에 전념할 수 있는 '윈-윈'모델이다.

삼성전자 등 7개 기업의 10개 신제품 개발사업이 진행됐다.

통신·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삼신이노텍(대표 김석기)도 휴대폰 주변기기인 '블루투스 스테레오헤드셋'을 지난 8월에 개발,LG전자에 공급 중이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는 노트북PC MP3플레이어 등과 연계해 스테레오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게 특징.

LG는 휴대폰의 고기능화 추세에 맞춰 주변기기의 성능을 향상시켜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 제품을 개발 과제로 제안했다.

이 제품의 연간 구매액은 약 34억원.김석기 대표는 "LG로부터 세부적인 기술과 고가측정장비 등을 지원받아 쉽게 제품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고부가가치 헤드셋 시장에 진출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을 운영하는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의 신승주 사무국장은 "올해 참여 대기업이 20개사로 늘어나면서 모두 56개 과제가 진행되는 등 이 사업이 '대·중소기업 협력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늘면서 정부 예산도 올해 160억원에서 내년에 300억원으로 책정됐다"며 "증가분은 대부분 민간부문의 대.중소기업 협력사업에 지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