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 가족의 132만대만달러(약 3천8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가 대만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천 총통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가 지난해 6월 비밀 외교기금인 국무기요비(國務機要費)로 구매한 최고급 티파니 다이아몬드반지가 현재 누구의 수중에 있는지가 천 총통의 진실성을 판가름해줄 시금석이 됐다.

천 총통의 재산공개에도 드러나지 않았던 이 보석에 대해 이미 천 총통측은 수차례나 말을 바꿨다.

일각에선 이 다이아몬드반지가 천 총통 퇴진을 둘러싼 대만 정국의 핵심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당은 8일 티파니 다이아몬드반지 찾기 운동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우 여사는 2004년 7월 국무기요비로 32만대만달러짜리 카르티에 다이아몬드반지를 구매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티파니 보석상점에서 다이아몬드반지를 주문 구매했다.

대금 중 일부는 소고백화점 상품권 27만6천대만달러로 치러졌다 나중에 모두 국무기요비로 청구됐다.

천 총통 부부는 처음 검찰의 방문조사를 받을 당시 국무기요비로 의류나 장신구를 구매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으나 2차 조사에서 천루이런(陳瑞仁) 검사가 반지 구입에 대한 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하자 천 총통은 부인에게 선물하려 반지를 샀다고 말을 바꿨다.

우 여사에 대한 기소 내용이 밝혀지자 총통부는 지난 7일 다시 말을 바꿔 해외에 출국하려던 우 여사가 문제의 반지를 사용한 다음 모친 우왕샤(吳王霞)에게 다시 선물했다고 주장했다.

총통부측은 계속 반지의 의혹이 확산되자 8일엔 "다시 확인중"이라며 "사건이 사법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아예 입을 닫는 작전으로 돌아섰다.

천 총통이 반지를 누구에게 전달했든 국무기요비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사 반지를 장모에게 선물했다 하더라도 다시 증여세 문제로 국세국 조사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야당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