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확인 소송 끝에 이맹희 전 CJ회장에게 공식적으로 아들이 한 명 더 생긴데 따라 이재현 회장 체제인 CJ그룹의 경영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이재휘(44)씨가 제기한 친자확인 소송에 대해 지난달 27일 원고 승소 확정을 내리면서 이 전 회장에게는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이재환 상무 삼남매에 이어 막내 아들이 생겼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경영을 총괄하고 딸인 경후(22)씨와 아들인 선호(17)군이 입지를 넓혀가는 가운데 누나인 이 부회장과 동생인 이 상무가 업무를 지원하는 현재 구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맹희 전 회장은 현재 CJ그룹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는데다 지분도 없어 사망한 뒤에도 상속될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또 법적으로는 이재휘씨가 한 핏줄이 됐지만 이재현 회장 측이 2심에서 기각된 사건을 굳이 대법원까지 끌고 올라가거나 소송중에도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미루어볼 때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의향은 없어 보인다.

이재휘씨도 재산을 물려받거나 가족으로 인정받기를 기대하지는 않으며 다만 아버지를 만나고 자식들에게 할아버지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떠돌고 해서 마음이 급해졌다"고 말하고 "하다못해 실종신고라도 하려면 공식적인 관계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절차를 밟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CJ㈜ 지분 21.4%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으며 딸인 경후씨가 CJ와 CJ미디어 지분 0.98%와 2.91%를, 아들인 선호군이 CJ미디어 7.33%를 확보해놓고 있다.

이 밖에 이미경 부회장은 CJ엔터테인먼트·CJ CGV·CJ미디어·CJ아메리카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고 있지만 지분은 CJ미디어 1.59%에 불과하고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이재현 회장의 성과라고 밝히는 등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이재환 상무의 경우 지분이 전혀 없는데다 외부로 거의 나서지 않은 채 CJ㈜에서 해외 신사업 업무만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