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지난 1월 타계한 설치예술가 백남준씨,그리고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공동대표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65명의 아시아 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아시아판 출간 60주년을 맞아 발행한 '아시아의 영웅 60년'이라는 제목의 특집판(13일자)에서 △국가건설 △예술 및 사상 △비즈니스 △스포츠 및 탐험 △영감 등 5개 분야에 걸쳐 아시아에 큰 영향을 미친 영웅을 발표했다.


타임은 비즈니스 분야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정 명예회장을 포함시켰다.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불굴의 노력은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다는 의지로 전쟁과 가난에 시달리던 한국을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또 예술 및 사상 분야 영웅에 선정된 백남준씨에 대해서는 "TV를 활용한 그의 설치미술은 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영감 분야에 이름을 올린 강철환씨에 대해서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실상을 세계에 알린 부분을 인정했다.

국가건설 부문에서는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더글러스 맥아더 장군,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등이 영웅으로 선정됐다.

예술 및 사상 부문에서는 구로사와 아키라 일본 영화감독,미야자키 하야오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오자와 세이지 일본 지휘자,중국 영화배우 궁리 등이 뽑혔다. 비즈니스 리더에는 리카싱 홍콩 청쿵그룹 회장,제리 양 야후 창업자,락시미 미탈 미탈스틸회장 등이,스포츠 탐험 부문에서는 중국 출신 영화배우 브루스 리(이소룡),중국계 일본 프로야구 선수 오 사다하루(왕정치) 등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영감을 준 인물에는 달라이라마 티베트 지도자,베트남의 탁닛한 스님,푸미폰 아둔 야뎃 태국 국왕,인도의 테레사 수녀 등이 꼽혔다.

타임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했다"며 영웅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화의 영웅이지만 재임 말기 부패문제와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가 아직 끝나지 않아 명단에서 빠졌다고 설명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