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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투데이] 美 규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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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미국 자본시장과 투자자 보호수단의 효율성 및 경쟁력은 미국 경제에 활력을 주고 탄력을 더해주는 요소이다. 잘 발달된 자본시장은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기회를 늘려 경제성장에 직접 영향을 준다. 미국 자본시장으로 돈이 모이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그러나 엔론이나 월드콤 같은 최근의 기업 비리 사례는 미국 자본시장이 완전무결하다는 투자자들의 신뢰에 먹칠을 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리스크를 감안해 주가를 낮게 평가하는 식으로 반응했다.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 시도도 있었는데 2002년의 사베인스-옥슬리법 제정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1933년과 1934년의 증권법(Securities Acts) 제정 이후 가장 견고한 규제법안이다.

    사베인스-옥슬리법은 기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시키고 투자자 보호를 더욱 강화해 미국 자본시장을 튼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법이 과연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 줬으며 비용은 얼마나 발생시켰는가를 평가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어떤 이들은 이 법의 일부 측면 때문에 자본조달지로서 미국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새로운 규제 시스템이 발효된 이후 미국 자본시장의 발전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2000년엔 외국기업이 주식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90%가 미국 증시를 선호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증시상장을 통한 외국 기업 자금조달의 90%가 유럽과 그외 시장에서 이뤄졌다. 작년 25건의 대형 IPO(기업공개) 중 2건 만이 미국 증시에서 진행됐을 뿐이다. 미국 증시의 비(非) 미국기업 IPO 비중도 2000년 37%에서 올들어 10% 이하로 떨어졌다.

    과연 미국의 자본시장 규제가 경쟁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1960년대에 미국 은행들은 이자제한법과 지불준비금 때문에 런던 금융시장으로 몰려가 유로본드 시장의 성장을 도왔던 적이 있었다. 미국 감독기관은 이후 국제적인 금융기관들의 지불준비금 규모를 줄여주고 이자제한 규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런던 금융시장은 이미 뜨고 말았다. 유로본드 시장은 미국의 이자균등세라는 조세정책을 통해 자양분을 얻었다. 미국 증시 상장의 혜택이 줄어들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이런 비슷한 변화를 전망할 수 있지 않을까.

    미국 자본시장은 일자리 창출과 국가 전체의 부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모델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이젠 당연시되어선 안된다. 규제의 변화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분석해보면 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방안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아 시장의 편익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규제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의 글렌 허바드 학장(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과 존 손튼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이 'Is the U.S. Losing Ground?'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공동기고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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