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월간 이어진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CJ투자증권 정동익 애널리스트의 표현이다.

조선주는 2004년 6월 이후 29개월간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업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은 2004년 7월1일 종가 2만4450원에서 최근 그 6배에 육박하는 14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1만7000원대였던 현대미포조선은 13만원대에 올라섰고 삼성중공업도 4배가량 뛰었다.

이쯤 되면 조선주를 팔 때가 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만도 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답은 '아니올시다'가 주류다.

조상열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저가 수주했던 물량 건조가 끝나고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 건조가 시작되면서 조선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VLCC(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단가가 2003년까지 74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이후 매년 상승을 거듭해 올해는 1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며 "과거 저가에 수주했던 선박은 4분기 이후 채산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마디로 실적 개선은 이제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 같은 실적 개선이 계속될 것인가.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조선업 경기 호황 사이클은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어서 중국 등의 설비 증설이 완료돼 공급이 획기적으로 확대되는 2011~2012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2008~2009년까지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도 향후 2년간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준 센터장은 "가장 빠른 매출 증가로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현대중공업과 2007년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대우조선해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동익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안정적인 실적에 인천북항 배후지,영종도,동서울터미널 등 각종 자산개발 모멘텀을 갖고 있는 한진중공업을 추천했다.

대한투자증권은 대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현대重.한진重 등 투자카치 탁월"

[ 애널리스트 분석 ]

시장의 관심이 이제 "조선주, 과연 언제 팔 것인가"하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선업 싸이클은 수급불균형(공급능력 부족)에서 촉발된 장기사이클로 중국 등의 설비증설이 끝나 공급능력이 획기적으로 확대되는 2011~2012년 무렵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언제 팔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조선주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관점은 현대미포조선을 시작으로 실적 개선이 빨라지면서 '실적주'로 그 성격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각 조선사들의 실적개선 시기와 속도의 문제에 관심을 집중해 종목교체 타이밍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선 세계 최대 조선소이면서 잘 분산된 사업 구조로 인해 조선경기 사이클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현대중공업이 유망하다.

국내 최고(最古)의 조선소로 인천북항 배후지와 영종도 동서울터미널 등 각종 자산 및 개발 관련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진중공업도 상대적으로 유망하다.

또 중동 국가들의 원유정제시설 투자 증가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PC선에 강점을 보유한 현대미포조선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기자재주들에 대한 투자 전략은 PER 등 주요 투자 지표가 동업종 평균이나 시장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하이록코리아 성광벤드 태광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중국 공장의 본격 가동으로 내년 이후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주강업체인 삼영엠텍,단조업체 중에서는 유상증자 후유증과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단기 급락해 가격 메리트가 커진 현진소재 등이 유망하다.

CJ투자증권 정동익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