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자재 랠리는 짧게는 2014년,길게는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퀀텀펀드의 공동 창업자인 짐 로저스(64)는 2일 증권선물거래소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상장기업 엑스포에 참석,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 원자재 랠리는 짧게는 15년,길게는 23년간 지속됐다"며 "지금의 랠리가 1999년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2014년에서 2022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상품시장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그는 국제유가 전망에 대해 "최소 향후 10년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서 150달러 사이에 도달해 상당기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강한 상승을 점쳤다.

로저스는 원자재 랠리를 처음으로 예견한 투자자로 유명하다.

지난 1999년 "21세기에는 상품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주장했으며,실제 2003년 이후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로저스는 세계 시장중 중국을 가장 유망한 곳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1년전부터 중국 위안화와 주식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화는 앞으로 10년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물론 하락국면도 겪겠지만 궁극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는 통화"라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개인적으로도 중국의 잠재력에 매료돼 6살된 딸에게도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시아의 유망산업으로 관광 농업 항공 등을 꼽았다.

특히 "중국의 관광산업은 20년동안 성장세를 탈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엄청난 인구가 전세계를 돌아다니게 되면 세계 경제에도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에 대해서도 향후 몇년내에 다른 선진시장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로저스는 "앞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일본사회 노령화로 혜택을 볼수 있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시장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미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계속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내고 있지만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 상승도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주택이나 자동차시장 등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미국경제는 1년내에 침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로저스는 "그동안 보유해온 한국 주식은 충분히 수익을 냈다고 판단해 1년전 다 팔았다"며 "이 돈으로 중국 주식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999년 국내 제약주에 투자했다.

당시 1000선이던 의약품업종지수가 현재 3382까지 올라선 것을 감안할때 최소 3배이상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는 "한국 주식이 지난 3년간 많이 올라 적정 수익률에 도달해 팔았을 뿐"이라며 "한국 증시 전망이 밝아 다시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서도 "한국이 그동안 다른 이머징 마켓에 비해 너무 빨리 올랐기 때문에 파는 것일 뿐"이라며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핵 이슈에 대해선 "투자판단의 근거가 못된다"고 못박았다.

"북핵문제는 시장의 핵심 결정요인이 아니며 한국 투자의 중요한 판단 근거도 아니다"는 것이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버블'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강남 등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 엄청난 버블이 끼여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거품이 있다면 팔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내가 서울에 산다면 강남의 집을 팔고,현재 개발이 진행중이며 아직 가격이 올라가지 않은 강북에 집을 사겠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